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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페이지가 될 수있게

신문사 활동을 할 땐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가서, 해가 중천에 떠 있는 한낮에 와도 정신 차려보면 달이 빛나고 있는 한밤중이다. 하지만 신문사에서의 3학기는 느리게 지나간다. 3학기라는 시간은 1년하고도 반년이라는 시간이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신문사에 입사하면 연속 3학기 활동이 필수다. 입사할 당시에는 3학기쯤이야 금방일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힘든 시간이었다. 2021년 3월에 입사한 기자는 이번 학기를 기준으로 3학기를 채우게 된다.
1298호부터 이번에 발간하는 1311호까지 총 열네 번의 발간, 두 번의 방학 중 훈련(이하 방중)을 거치면서 그 시간은 오로지 신문사로 가득 찼다. 물론 학기 중에 수업도 듣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 놀러도 많이 다녔지만, 시간의 중심은 신문사로 흘러갔다. 당장 노트북만 봐도 바탕화면과 파일은 신문사의 흔적으로 가득 찼고, 신문사와 관련된 바로가기 링크들이 인터넷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신문사는 기자를 변화시켰다. 시사와 정치에 관심이라곤 일절 없었던 기자가 본지 4면의 ‘무슨일이슈(ISSUE)’를 3학기 동안 열 번 작성하면서 이제는 습관적으로 뉴스를 찾아본다. 글 쓰는 걸 좋아하지만 남에게 쓴 글을 보여주기 두려워했던 기자가 이제는 남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기까지 한다. 보고서 작성 과제를 할 때도 가끔은 기사 양식에 맞춰서 쓰고 있는 기자를 발견하기도 한다.
신문사를 하면서 대학생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많이 누린 것 같다. 특히 12면 인터뷰 코너에서는 대학생 기자가 아니라면 아무 대가 없이 섭외하기 어려운 사회 유명 인사분들을 직접 인터뷰할 수 있다는 점이 기자에겐 큰 보람이었다. 물론 12면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직접 섭외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긴 하지만, 인터뷰를 핑계로 만나 뵙고 싶었던 분들을 만나 대화도 깊게 나눌 수 있는 게 대학생의 특권이 아니고 무엇일까. 또한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을 다양하게 쓸 수도 있다. 기자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2022)를 정말 재밌게 보고 그것으로 칼럼과 8면의 보따리 기사까지 작성했다. 보따리 기사 작성을 위해 전주까지 취재를 갔다 왔는데, 기사 작성이 아니었다면 아마 전주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기자라고 처음부터 신문사 일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 기사 작성에 대한 막막함, 신문사 마감 구조에 대한 무지, 1년 내내 비대면 마감으로 인한 동기 및 선배들과의 소통, 친목 부재,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중은 항상 퇴사를 고민하게 했다. 그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무리 열심히 기사를 써도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었다. 작년에는 기사가 지면으로 발간되지 않아서 기사를 작성하는 보람도 느끼지 못했다. 열심히 쓴 기사를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슬프고 외로운 일이었다. 그때는 오랜 비대면 마감으로 인해 동기들과 친하지 않았는데, 신문사 활동으로 인한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궁금한 게 생기면 편하게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겨울 방중을 대면으로 진행하면서야 비로소 남아있던 세 명의 동기와 국장님과 친해질 수 있었다. 이때부터 힘들기만 했던 신문사가 조금씩 즐거워지기 시작했고 점점 기자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한 욕심도 생겼다. 함께 겨울 방중을 보낸 동기들과 국장님이 아니었으면 아마 버티지 못했을 것 같다. 정말 많이 힘들어했던 만큼 이제는 그만큼의 애정이 있다. 대학에 들어와 느껴본 가장 큰 소속감이기에 이제 이 집단을 벗어나기가 두렵기까지 하다. 이 기사가 기자의 마지막 기사가 될 것인데, 아직 못 써본 기사에 대한 아쉬움과 조금은 더럽지만 포근하고 아늑했던 S동 211호, 그리고 동기들과 후배들에 대한 그리움도 클 것이다. 2학년에 입사하지 않고 1학년에 입사했더라면 아마 조금 더 활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조금은 남는다. 학교를 졸업하고 누군가 기자의 대학 생활을 묻는다면 아마 ‘신문사’라고 대답할 것 같다. 신문의 한 페이지를 채우며, 기자의 대학 생활의 한 페이지도 신문사로 채워졌다.

노소영 기자  0415laura@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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