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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의 문턱에서 딱 한 번만 더

도전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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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풍차를 마법사가 보낸 거인이라 착각해 몇 번이고 덤벼든 한 기사, 『돈 키호테(Don Quixote)』이야기를 알 것이다. 돈 키호테는 온갖 위험에 처하면서도 이것이 기사에게만 부여되는 특권이라 생각하며 모험에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는 그에게 주변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며 조롱하기 일쑤였지만, 돈 키호테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 하나만을 믿고 나아갔다. 당신에게는 돈 키호테가 그저 허망한 꿈을 쫓는 정신 나간 노인으로 보이는가? 앞뒤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 돈 키호테의 용기가 당신에게도 있는가? 실패가 두려워 진정 원하는 꿈을 위해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영화 세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Dream big dreams】

<씽2게더(Sing 2)>(2021)은 다양한 이들이 모여 한 가지 꿈을 위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망해가는 지방 극장의 주인이었던 ‘버스터 문’은 대국민 오디션 이후 만나게 된 단원들과 연일 호평을 받는 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도시인 ‘레드쇼어 시티’의 ‘크리스탈 호텔’에 올릴 무대를 찾고 있는 스카우터 ‘수키 레인’만은 버스터 문의 공연에 혹평을 하고 떠난다. 조롱거리가 된 자신의 뮤지컬을 더 큰 무대로 올리기 위해 문은 단원들을 데리고 크리스탈 그룹의 회장 ‘지미 크리스탈’을 찾아간다. 단원 ‘군타’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대로 내뱉었던 공상 과학 뮤지컬의 줄거리와 한때 시대를 주름잡았지만, 아내를 잃고 종적을 감춘 팝스타 ‘클레이 캘러웨이’를 무대에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에 관심을 보인 지미는 이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지만 아내와 사별하고 한 번도 자신의 노래를 듣지도, 부르지도 않았다는 캘러웨이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단원들도 공연 연습 도중 각자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로지타’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주인공 역을 맡지만, 본인도 몰랐던 고소공포증에 무대를 이어 나가지 못하고, ‘조니’는 난생처음 춰보는 춤과 자신의 모든 동작에 트집을 잡는 안무 선생님 때문에 춤추는 것에 겁을 먹는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딸인 ‘포르샤 크리스탈’을 주인공으로 쓰지 않자 화가 난 지미는 공연을 무산시켜 버린다. 끝내 단원 ‘애쉬’는 캘러웨이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도록 설득하고, 이대로 공연을 그만둘 수 없었던 문은 크리스탈 호텔에서 무단으로 무료 공연을 진행한다. 과연 이들은 각자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쳤을까? 또 똑같은 문제로 성공의 문턱 앞에서 주저앉아 버리진 않았을까?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이들에게는 한낱 두려움보다 강력한 꿈을 위한 열정이 있고, 그 울림을 함께해줄 친구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권투 영화에 대해 말한다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록키(Rocky)>(1976)는 <씽2게더>와 같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의 모습을 그렸다. ‘록키 빌보아’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동네에서 아마추어 복싱과 고리대금업자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내세울 전적도 없고, 스타성을 가지기엔 나이도 많은 가난한 복서 록키는 주변인과 코치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그랬던 그에게 우연히 헤비급 챔피언과 타이틀 매치를 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자신이 타이틀 매치를 할 그릇이 아니라고 생각한 록키는 제안을 거절했지만, 그의 애인인 ‘에이드리안’과 주변인의 설득으로 결국 시합을 받아들인다. 평생을 무명의 밑바닥 인생으로 살아온 록키는 세상에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시작한다. 모두가 기다리던 타이틀 매치가 시작되고, 챔피언인 ‘아폴로 크리드’는 3라운드 안에 록키를 쓰러뜨리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되려 1라운드에서 다운당한다. 그렇게 풀 라운드까지 이어진 경기는 록키의 패배로 끝났지만, 에이드리안의 이름을 울부짖는 록키의 모습에서 경기의 결과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시합 중 부러진 록키의 코뼈는 패배가 절대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피하지 않았기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록키를 영웅으로 꼽는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그의 피나는 노력과 성공 과정은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한다. 마지막 훈련으로 계단을 다 오른 후 자신감과 용기에 가득 찬 록키의 모습은 위로와 응원의 말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네게는 꿈이 있잖아, 넌 그걸 지켜야 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나큰 시련과 주변의 조롱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돈 키호테와도 같은 한 남자가 있다.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2006)는 노숙 생활을 할 정도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 영화다. 영업사원 ‘크리스 가드너’는 아내 ‘린다’와 아들 ‘크리스토퍼’와 살고 있다. 전 재산을 들여 투자한 의료기기는 유행이 지난 지 오래라 팔릴 리 없고, 계속된 생활고에 지친 린다는 결국 가드너와 크리스토퍼의 곁을 떠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숙박비가 밀려 길거리로 내몰린 가드너는 지하철 화장실에서 크리스토퍼와 노숙을 하며 지옥 같은 밤이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길거리를 전전하던 가드너에게 주식중개인 인턴 면접의 기회가 찾아온다. 솔직함과 유머러스함을 무기로 심사관의 마음을 얻은 가드너는 인턴십에 합격한다. 그러나 인턴 기간에는 월급이 나오지 않아 잠시 포기를 고민하지만, 이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인턴십에 참가한다. 젊고 학력 좋은 인턴들의 조소와 상사의 은근한 무시를 받으며 6개월이라는 시간을 버틴 가드너는 높은 경쟁률에도 당당히 정규직 최종 심사에 합격해 정직원이 된다. 늘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이들에게 순간의 기회를 잡는다는 건 어렵고, 조금은 두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 번 지나간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당장 하루 먹고 살기도 버거웠던 가드너가 인턴십을 포기했다면, 그는 지금도 춥고 좁은 지하철 화장실 안에서 불안에 떨고 있을 거다. 이 영화의 제목이 어딘가 어색하다는 것을 느꼈는가? 행복(happiness)의 철자가 잘못돼 있다. 이는 ‘나(I)’의 행복은 없고 ‘너(you)’의 행복만 존재하는 세상을 향한 가드너의 불만을 보여준다. 그러나 나의 행복을 얻기 위해선 포기하지 않고 나 자신이 끝까지 희망을 가져야 함을 기억하길 바란다. 

 

성공을 위한 여정에서 ‘실패’는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패에 대한 막연한 걱정에 그저 ‘적당히 해서 중간이라도 가야지’라는 마음가짐은 성공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실패보다 큰 장애물일 것이다. 성공한 이들은 자신의 실패에 따라오는 수치심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그 자리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새로운 모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반복되는 실패에 지쳐 잠시 멈춰 선 이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며 세 편의 영화가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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