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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김민우(국어국문16)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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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이 재학생에게 전하고픈 말을 담는 이 코너에 원고 요청을 받았을 때 먼저 든 생각은 “지난 6년간의 대학 생활이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갔구나”였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겪은 대학 생활은 일반적인 혹은 평균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남학생들의 경우 대학 생활에 나름의 공식이 있습니다. 1학년 2학기 혹은 2학년 1학기 전까지 대학 생활을 즐기다 군에 입대하고 복학하면 취업을 위해 높은 학점과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것이죠. 전 그런 공식에서 약간은 벗어났습니다. 3학년까지 홍대신문에서 활동했고, 군 전역 후 남은 1년 동안은 높은 학점을 얻고 더 많은 스펙을 쌓기보단 아르바이트하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것이 더 나은 대학 생활인지는 아직까지 결론 내리지 못했습니다. 가끔은 스펙 쌓기에 시간 투자해야 했나 싶어 흘러간 대학 생활이 아쉽기도 했다가, 또 다른 때에는 제가 경험해온 많은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나 싶어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확실한 건 지나간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뻔한 교훈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하고 싶을지 모릅니다.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돌아갈 수 없음을 알면서도 이 질문은 언제나 흥미를 돋웁니다. 딱 한 시간이라도 좋으니, 과거의 저와 얘기하고 싶습니다. 어떤 주식을 사라, 언제 코인을 매수해라 따위의 얘기 말고, 당시 제가 고민했던 것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봤으면 합니다. 그렇게 대화하고 나면, 제게 대학 생활은 어떤 의미였는지를 더 잘 알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재학생들의 상황은 어떠한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새 학기를 맞아 약간은 들떠있을지도 혹은 지친 몸을 이끌고 대중교통에 올라탔을 수도 있겠죠. 또 휴학하고 입대를 준비하거나 자격증 따기나 아르바이트에 열중하는 학우분들도 있겠네요. 혹여나 반수를 하거나 국가직이나 취업 공부에 열중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대학 생활을 나열하고 보면 일반적인 혹은 평균적인 대학 생활을 하는 분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합니다. 사실 비슷해 보여도 우리 모두 각자만의 고유한 대학 생활을 하는 건 아닐까요. 그렇기에 남들의 대학 생활을 기준으로 자신의 대학 생활을 판가름하는 건 큰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그 대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보자는 말을 조심스럽게 남기고 싶습니다. 최선의 기준은 각자 다를 것입니다. 또 본인이 처한 상황은 남들과 완전히 같을 수 없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기준을 정해보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공부에 매진해도 좋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종일 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전 학교 도서관에 가는 걸 좋아했었습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도서관에 가곤 했었습니다. 다 읽지도 못할 책을 빌려보기도 했고, 읽었던 책이 보이면 괜히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또 때로는 지금은 사라진 운동장 계단에서 축구를 구경하기도 했고, 열람실에 들어가 잠들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 경험들은 제 고유한 대학 생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졸업한 지 반년밖에 안 된 제가 대학 생활의 본질이나 핵심을 꿰뚫어 보긴 무리입니다. 그건 아마 더 오랫동안 대학 생활을 했더라도 쉽게 정의할 수 없는 내용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재학생 여러분들도 일반적인 혹은 정석적인 대학 생활을 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기보단,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대학 생활을 보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을 남겨봅니다. “훗날 졸업할 여러분이 재학생 시절의 자신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남길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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