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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객관성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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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객관성은 어디까지인가?”
기자가 지난 3월 홍대신문 면접을 볼 때 받은 질문이다. 질문을 들은 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당시 면접은 홍대신문 기자 세명, 지원자 셋, 3:3으로 진행됐다. 기자가 답을 해야 하는 순서는 두 번째였기에 앞 순서 지원자가 말을 하는 사이 재빨리 답변을 생각해내겠노라며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런데 아뿔싸. 앞 순서 지원자가 시간을 더 달라며 답을 미루는 것이 아니겠는가? 곧바로 면접관들의 6개의 눈동자가 기자를 향했다. 기자는 속으로는 식은땀을 흘리며 벌벌 떨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말했다. “기사의 객관성이란 기사를 읽는 독자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대충 그 때를 상기시켜보자면 기사도 글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읽는 이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에, 기사도 읽는 이에 의해 힘을 얻게 되며 결국 기사의 객관성까지도 신문의 독자가 결정한다는 논리로 어영부영 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떻게 보면 되게 논리적인 듯 하다가도 솔직히 뭔 ‘헛소리’인가 싶다. 누가 봐도 급하게 지어낸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며 경청해주신 선배 기자분들께 지금이라도 감사했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당시엔 ‘왜 이렇게 어려운 질문을 하필 내가 있는 조에서 하신 걸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도 기사를 여러 개 써본 지금은 ‘기사의 객관성’이란 계속해서 생각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란 것을 깨달았다. 사실 수습기자로서의 활동을 마친 지금도 여전히 헷갈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사의 객관성’이란 기사 중에서도 ‘보도’ 기사를 작성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요소라 생각한다. 보도 기사란 본래 최근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사실’만을 전달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즉, 기사를 쓰는 기자의 생각은 배제되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기자는 대중들이 알아야 할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더욱 올바른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매개물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더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기사에 담아야 하는 것이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 길일까.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기사에 일개 기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담기게 된다. 기사의 객관성을 잃는 것이다. 보도 기사를 쓸 때마다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지만 여전히 애매모호하다. 몇 달 전 노동자 시위에 관해 취재를 한 적이 있었다. 학교의 입장과 시위대 측의 입장을 최대한 중립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동료 기자와 머리를 싸매며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당시에 시설 총 책임자 분과의 인터뷰만 진행했었고 학교 측과의 인터뷰가 무산됐다. 어쩔 수 없이 노동자 측의 입장이 주가 된 기사를 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경우에 기사의 객관성은 지켜진 것일까? 또한 기자는 사실 인권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취재를 하기 전에도 노동자 시위에 관해 관심 있었다. 이것이 기자도 모르게 기사에 드러났을 수도 있다. 이것도 기사의 객관성을 잃게 되는 것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상황 혹은 사건만을 알리는 것이 기자로서 더 적절한 선택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기자는 그저 상황만 전달하고 모든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정말 옳은 것일까?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리고 만약에 기사의 객관성을 제대로 갖출 수 없다면 그 기사는 아예 폐기해버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인지도 궁금하다. 기자 생활을 아직 한 학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들은 굉장히 많다. 기자는 홍대신문 57기로 제일 막내 기수이다. 언젠가 57기가 제일 윗 기수가 될 즈음이면 명확한 답은 아니더라도 기자가 궁금한 질문들의 답이 어느 정도 윤곽은 잡히리라 기대해본다. 무조건 객관적인 기사만이 좋은 기사일까? 무엇이 좋은 기사라 할 수 있는가? 기사의 객관성은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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