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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우作, 자연+인향+우연, 1979 

박물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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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우作, 자연+인향+우연, 1979
▲ 김광우作, 자연+인향+우연, 1979

김광우(金光宇, Kwang-Woo Kim, 1941~2021)는 ‘자연+인간’이라는 일관된 작품명으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친 작가다. 2021년 3월 작고 전까지도 활발하게 작업을 수행해오면서 주요 전시에 이름을 올리는 등 한국 조각계의 흐름에 빼놓을 수 없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김광우의 작품 <자연+인향+우연>(1979)은 김광우 작품 전개 중 전기시기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나무, 돌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로 자연의 여러 모습을 묘사 한 점 등이 전기시기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그는 홍익대학교 조소과 재학 시절 구릉지나 계곡, 특수한 지형 등의 모습 일부를 흙으로 묘사하고 철로 주형을 뜨거나 용접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이와 같은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면 그가 당시 자연을 ‘우연’이라는 개념과 연관시켜서 생각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자연을 바라보는 김광우만의 독특한 관점이었다. 김광우에게 있어 ‘우연’의 개념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상태’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연의 섭리로 형성된 기묘한 모습의 지형들이 ‘우연’을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김광우는 본인의 논리가 어느 정도 뚜렷하게 작품으로 드러난 시기가 1970년대 초반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1972년부터는 이 ‘우연’의 개념과 자신이 생각하는 ‘자연’의 개념들을 종합하여 <인간+자연+우연>이라는 명제를 가진 작품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에 들어 김광우는 곡식 자루나 옷감 혹은 덩어리 등이 뒤틀리고 주름지거나 눌린 형태의 작품들을 다수 제작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작가의 철저한 통제와 계획 아래에 진행되는 조각기법으로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목조 작품들을 제작했는데, 이러한 제작 방식의 이유에 대해 작가는 ‘전통적 조각가의 자세’를 꼽았다. 1960~70년대 한국미술계는 외국의 여러 미술사조들을 받아들이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작가는 이러한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조각가는 조각을 해야한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1979년에 제작된 그의 작품 <자연+인향+우연> 역시 목조 작품으로 울퉁불퉁한 덩어리들이 불규칙적으로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한 점이 인상적이다. 작품 제목의 중간에 ‘인간’ 대신 ‘인향’이 붙여진 것에 대한 정보는 안타깝게도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자연의 모습을 작가 고유의 시선으로 묘사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광우의 전기 작품들은 이후 1980년대 ‘폭력적 결합’이라 불리는 <자연+인간> 연작을 제작하게 된 밑바탕이 된다. 1980년대 김광우의 작품은 조형적으로 크게 변화하는데, ‘현대문명’에 대한 다소 비판적 내용을 담고 있지만 여전히 자연과 인간이라는 주제는 김광우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예술관이며, '자연에 대한 동경'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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