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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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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을 짓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혹시 매일같이 똑같은 일상의 숨 막히는 삶을 살고 있다면, 이 글을 통해 잠시라도 자기 자신을 찾는 시간과 활동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제목에 담았다.
활기찬 대학 생활이 로망이었던 기자는 대학교에 입학한 후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학교를 다니고 야작을 하면서도 평소에 다니고 싶었지만,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라 등록하기 고민했던 학원도 다녔다. 또 기자생활을 하고, 듣고 싶었던 교양과목들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빼곡하게 채웠다. 이렇듯 매일같이 새롭고 바쁜 나날을 보내며 정말 소중한 경험을 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워커홀릭이라는 말처럼 기자는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고, 이 모습이 뿌듯했고 좋았다. 또 그것이 열심히 잘 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러 과제와 일정들로  채워져 있는 다이어리를 보자 숨이 턱 막히며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기자의 다이어리 속에는 어느새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지금 당장 끝내야만 할 일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것을 보며 기자의 표상이 현실에 덧씌워져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일정들로 채워진 다이어리 옆에는 밀린 일기장과 오랫동안 쓰지 않아 구겨진 감사 노트, 읽다 만 자서전과 자기계발서가 초라하게 엎어져 있었다. 기자로서 늘 남들을 인터뷰하고 취재하지만 정작 기자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때 기자는 온전히 자신을 위한 시간이 필요함을 느꼈다.
무언가 변화를 주고자 무작정 기자의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땀을 흘려가며 방 구조를 바꾸고 방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또 정리함을 놓아 물건들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방의 구조만 조금 바꿨을 뿐인데,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고 자신만을 위한 방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 또한 계획했던 일정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고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들었다. 나뭇잎을 끼워 놓았던 책을 펴고 읽으며 무너진 표상을 다시 쌓아 올렸다. 또한 하루 동안 감사하고 감사할 일에 관해 쓰는 감사 노트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러한 행동들은 어떻게 보면 사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스스로 일해서 얻는 성취감의 기쁨과는 또 다른 충족감과 만족감을 준다.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귀찮기도 하고 해야 할 것들이 많은 기자의 일상에선 사치같기도 하다. 하지만 기자를 위한 시간이 늘어날수록 기자 자신과 더욱 친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삶에 위로도 됐다.
특히 감사 노트는 지친 기자의 일상을 위로해주고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것 같다. 감사함을 딱히 느끼지 않았던 기자의 일상에 하루 동안 감사했던 일들과 앞으로 감사할 일들을 적기 시작하자 어느새 기자의 감사 노트와 하루에는 감사했던 것과 감사할 것들로 넘쳐났다. 이렇듯 의식적으로 기자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보니 다이어리에 일정이 채워지는 느낌과는 사뭇 다른, 가을을 맞이한 과목(果木)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 바쁘거나 무기력한 자기 삶에 지쳐 정신적인 풍요와 여유로움을 얻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인터뷰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자기 삶에서 찾을 수 있는 여유가 특별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하루에 다섯 개씩 감사한 것 적기, 카페에서 책 읽기, 영화 보기 등 사소한 것이어도 당신에게 여유와 삶의 풍요로움을 준다면 그것은 가치 있는 행위일 것이다. 사람을 많이 만날 필요도 없다. 망각의 바다에 잠들어있는 행복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자기 자신을 찾는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지금 여러분의 삶에서 여러분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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