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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 있고 신기한 국제법: WTO 사무총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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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무역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브레튼우즈 체제의 한 축으로 설계되었던 ITO의 설립 시도와 그 좌절, 그리고 원래는 관세 자유화 및 무역규범으로서 만들어졌던 GATT가 예기치 않은 ITO 출범 실패로 인하여 사실상 국제무역을 관장하는 국제기구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 과정, 그리고 이러한 불완전한 체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과 그 노력의 결실로 출범하게 된 WTO 체제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이번 호에는 WTO 출범 후의 활동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특히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WTO 사무국에 대해 알아보고, 대외적으로 WTO를 대표하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WTO 건물 외관 /출처: WTO 홈페이지
▲WTO 건물 외관 /출처: WTO 홈페이지

WTO 사무국 

국제무역질서의 수문장 역할을 수행하는 WTO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제네바에는 UN 제네바 사무소(United Nations Office at Geneva),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국제노동기구), ICRC(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국제적십자위원회), UNCTAD(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UN 무역개발회의), WIPO(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세계지식재산권기구),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세계기상기구) 등 많은 국제기구가 모여 있으며, WTO도 그 중 하나에 해당한다. 

현재 WTO 사무국이 위치한 건물(William Rappard Center)은 1923년에 건립된 유서 깊은 곳으로 과거 ILO와 UNHCR(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UN 난민고등판무관실) 본부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1977년부터는 WTO의 전신인 GATT 사무국이 입주하여 사용했다. 

▲1926년 6월 6일날 공식 오픈한 LIO 건물 /출처: WTO 홈페이지
▲1926년 6월 6일날 공식 오픈한 LIO 건물 /출처: WTO 홈페이지

WTO라는 국제기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은 사무국이다. 사무국에는 약 62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각료회의, 일반이사회, 상품이사회, 서비스이사회, 지식재산권이사회 등 관련 이사회 그리고 각종 위원회 등 WTO 조직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행정적,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WTO 사무국의 예산은 약 1억9천7백만 스위스 프랑으로, 주로 회원국의 기여금에 의해 충당된다. 이러한 사무국을 이끄는 수장이 바로 사무총장이다. WTO 사무총장은 대외적으로 WTO를 대표하며 WTO의 각종 회의를 주재하기도 한다. WTO가 출범한 이래로 총 6명의 사무총장이 재임하였으며, 현재의 사무총장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Ngozi Okonjo-Iweala)는 2021년 3월 취임하여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 WTO 사무총장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현 WTO 사무총장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여러 측면에서 특기할 만하다. 먼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다. 역대 GATT 및 WTO 사무총장은 모두 남성이었는데,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그 벽을 깨뜨렸다. 또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유럽 출신의 인사가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었으며, 태국의 수파차이 파닛차박 사무총장과 뉴질랜드의 마이크 무어 사무총장이 비유럽 사무총장이었다. 이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아프리카 출신으로 사무총장에 선출되면서 지역적 다양성을 반영한 사무총장 계보가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역대 GATT 및 WTO 사무총장 / 출처: WTO
▲역대 GATT 및 WTO 사무총장 / 출처: WTO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화려한 공직 경력을 자랑한다. WTO 사무총장으로 선출되기 이전에는 2003~2006년과 2011~2015년 2차례에 걸쳐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역임하였으며, 2006년엔 외무장관 역할을 일시 수행하기도 하였다. 재무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무역과 재정분야의 개혁을 이끌었으며,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무역협상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국내에서의 공직 경험 뿐 아니라 국제기구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미국 하버드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MIT에서 국제개발 및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재정 전문가로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25년간 일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2012년에는 세계은행 총재직에 도전했으며, 당시 한국계 미국인 김용 후보자와 치열하게 겨루기도 하였다. 김용 후보자가 세계은행 총재가 됨에 따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 WTO 사무총장 선출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의 도전은 아름답게 마무리되게 되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다양한 경험과 경력으로 WTO의 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선택되었지만, 그녀의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국제환경의 변화로 새로운 통상규범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그러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협상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WTO는 164개국의 회원국을 가진 거대 국제기구로 성장하였지만, 당사국의 합의를 존중하는 국제기구의 특성상 현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하는 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현안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달라서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EU 등 선진국의 입장과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의 입장이 다른 경우가 많아서 그 조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노련한 협상가이자 탁월한 개혁가로 평가되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WTO가 직면한 도전과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호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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