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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않는 세대, 웹소설이 정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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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에 들어와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콘텐츠 제공이 가능한 웹소설(Web Novel)에 대한 큰 호응으로 이어졌다. 현재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게임, 만화 등이 활발히 제작되는 중이며 많은 사업체들도 웹소설 시장에 참여하는 추세다. 이렇듯 웹소설이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아직은 웹소설이 종이 소설을 완벽히 대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웹소설은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제작된다. 이에 시간을 들여 진득이 감상하기보단 바쁜 일상 사이 틈틈이 즐기는 콘텐츠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그럼 우리는 웹소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이번 기획을 통해 웹소설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웹소설을 어떻게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인기 웹소설들의 모습/출처: 한국일보
▲인기 웹소설들의 모습/출처: 한국일보

플랫폼에서의 문학, 웹소설

웹소설이란 인터넷 소설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편당 5,500자인 소설의 한 장르를 말한다. 웹소설의 특징엔 ‘스낵컬쳐’에 걸맞게 매회 단위로 결제해 빠르게 읽고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스낵컬쳐란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자투리 문화를 의미한다. 웹소설은 모바일 환경에서 읽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 전개가 빠르고 흥미와 긴장감을 유발하도록 사건의 진행이 짧은 분량으로 이루어진다. 짧은 분량과 저렴한 가격은 독자들이 웹소설을 계속 이용하게 만드는 웹소설만의 매력 요소다. 주 소비층은 10대와 20대이지만, 독자층이 연령별로 고루 늘고 있는 추세다.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Munpia)의 경우, 총 이용자 수는 2021년 기준 120만 명이다. 한편 웹소설은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른 장르로 확대할 수 있어 핵심 지적재산권(IP) 역할도 한다. 핵심 지적재산권(IP)이란 특허, 상표, 디자인 등 지적 활동으로 발생하는 저작권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만약 웹소설이 드라마로 2차 창작된다면, 이는 해당 드라마의 핵심 저작권으로써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콘텐츠의 확장성 때문에 네이버나 카카오 등 각종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여 웹소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웹소설 사이트들/출처: 뉴스포스트
▲국내 웹소설 사이트들/출처: 뉴스포스트

웹소설 시장의 확장, 어디까지 계속될까?

웹소설 시장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최근 몇 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100억 원 수준이던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4년 200억 원, 2015년 500억 원대로 매년 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6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웹소설은 웹툰이나 드라마·영화로 이어지며 핵심 지적재산권(IP) 수익으로도 연결된다. 지난 tvN에서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는 정경윤 작가의 웹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이다. 지난해 방영된 판타지 사극 <연모>(2021)와 <옷소매 붉은 끝동>(2021) 역시 웹소설이 원작이다. 또한 올해 초 기획사인 하이브(HYBE)가 그룹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웹소설 시장에 뛰어든 것을 통해 웹소설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한편 웹소설 시장의 성장은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군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네이버 웹소설의 정식 연재 작가 중 한 해 1억 원 이상을 번 이는 26명에 달했다. 이렇듯 웹소설을 통해 고수익을 얻는 작가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웹소설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했으며, 자연스레 웹소설 관련 강의도 늘어났다. 2019년 국내 최초로 웹소설창작전공을 신설한 청강문화산업대학교는 2022년 모집 인원을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수성대학교, 한국영상대학교, 동국대학교 등도 웹소설 전공 개설에 나섰다.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는 일반인을 위한 ‘문피아 아카데미’를, KBS는 ‘웹소설 작가 양성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초보자들을 위한 입문서도 쏟아지고 있다. 『웹소설 써서 먹고 삽니다』, 『밀리언 뷰 웹소설 비밀코드』, 『읽다가 밤새는 웹소설의 비밀』등 다양한 책이 출간됐고 유튜브(YouTube)에서는 편집장 출신 웹소설 유튜버 ‘북마녀’ 채널이 구독자 수만 1만 명을 넘었다. 이에 더해 웹소설 시장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 중인 네이버, 카카오는 웹소설을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 중에 있다. 

 

▲웹소설의 드라마화 <김비서가 왜 그럴까>/출처: 한국경제
▲웹소설의 드라마화 <김비서가 왜 그럴까>/출처: 한국경제

웹소설, 과연 좋기만 할까?

웹소설이 돈이 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퇴근 후 노트북 앞에 앉는 직장인들이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드는 웹툰에 비해 웹소설은 작가 개인의 역량만으로 글을 쓸 수 있다. 그렇기에 다른 웹콘텐츠인 웹툰이나 웹드라마에 비해 웹소설은 작가로서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또한 웹소설은 플랫폼에 유료 연재해 수익을 낼 수 있을뿐더러 전자책 혹은 종이책 단행본으로 출간해서 2차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웹콘텐츠 대중화, 온라인을 통한 부업 활성화 등으로 웹소설 지망생들의 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문피아와 네이버웹툰에서 공동 주최한 ‘2022 지상최대 웹소설 공모전’에 참여한 신인 작가는 4400여명을 넘어서며 지난해에 비해 압도적인 증가 수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는 웹소설의 질적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웹소설이 현재 각광받는 이유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트렌드와 욕구를 잘 포착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소설 특성상 작가가 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아마추어 작가의 증가가 웹소설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작품 표절 문제 역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만큼, 기존 창작물을 허락 없이 인용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 지난 2019년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는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이 본 플랫폼의 웹소설<전지적 독자 시점>(2018)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해당 작가를 고소한 사례가 존재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매일 연재, 모바일 구조 또한 웹소설의 다양한 문제점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웹소설 대부분이 빠른 전개와 단순화된 묘사,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점이 웹소설의 품질 저하에 영향을 주었고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손쉽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유행하는 장르를 복제하는 경향을 심화시켰다.  

 

▲갑질계약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 엔터/출처: 인사이트42
▲갑질계약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 엔터/출처: 인사이트42

웹소설과 관련한 최근 논란들

최근에는 웹소설에 관련한 다양한 논란도 나타난다. 웹소설 갑질 계약 논란부터 웹소설 불법 공유 사이트의 성행, 소설 출판업계의 부진까지 웹소설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상황들을 한 번 알아보자.

지난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웹소설 저작권 관련 갑질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개최한 공모전에서 수상작에 대한 2차 저작물 작성권은 카카오페이지에 있다고 공지했기 때문이다.「저작권법 제22조」에 따르면 2차적 저작물에 대한 권리는 저작자에게 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웹툰·웹소설의 확장된 흐름이 지속되면서 2차적 저작권을 저작자가 아닌 플랫폼 기업이 가져가는 흐름이 나타난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카카오엔터의 행위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래조건을 상대방에게 불리하게 설정하는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불법 공유 사이트 문제도 웹소설과 관련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 여행지와 커피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로 위장하여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웹소설 플랫폼에서 정식 출판된 웹소설의 텍스트 파일을 공유하는 사이트 수가 늘고 있다. 텍스트 기반인 만큼 기술적으로 불법 유통을 막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웹소설의 성행으로 인해 출판계의 매출 또한 하락했다. 직장인들의 휴가와 학생들의 방학이 몰려 있는 여름 휴가철은 출판업계의 성수기로, 많은 사람들이 휴가 중에 소설을 읽곤 했다. 하지만 웹소설이 등장한 이후 독자들이 웹소설로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 출판업계의 여름 시장은 사라진 지 오래다. 실제로 출판업계에서 단행본 판매는 많이 줄었지만, 웹소설 매출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통해 웹소설 체계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종 영상매체와 만화 등의 질 좋은 콘텐츠를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시대에 문자 위주의 시장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은 웹소설이 확실한 강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마추어 작가 양산, 웹소설의 빠른 연재 구조 등 웹소설의 문제점은 웹소설의 성장을 방해하고 나아가 문학의 질적 저하를 야기한다는 비판으로도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웹소설의 문제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경계하며 인터넷상에서 올바른 웹소설 문화를 추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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