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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않는 삶

윤산하(도예유리18)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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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본교 학우 여러분. 저는 2018년에 본교 도예·유리과에 입학해, 올해 2월에 졸업한 윤산하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동 대학원 도예 전공에 재학 중이라 엄연히 말하자면 아직 본교에 몸을 담고 있는 새내기 선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졸업한 지 별로 안 된 저에게 ‘동문’이라는 호칭으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졸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아직도 대학원에서 전공 공부를 계속 하고 있기에 글의 독자인 후배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제 글이 후배 여러분께 좋은 감상이 될 수 있을지 우려되기도 하네요. 

제 소개를 더 해보겠습니다. 저는 학부 생활 동안 입학 후 첫 학기를 제외한, 모든 학기에서 학생회 임원직을 맡았습니다. 도예·유리과의 한 학년의 부대표로 시작해 학과 부학생회장과 학생회장, 미술대학 비상대책위원장, 졸업 시에는 학과 졸업준비위원장을 맡으며 학부를 마쳤습니다. 학생회 업무 외의 전공 작업도 즐거웠기에 대학원까지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본교에 입학했던 동기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관심 있던 취미를 개발하거나 휴학하고 인턴쉽이나 해외 연수를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는 동안, 저는 학생회 임원 활동과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하며 학과 생활에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제 학부 생활에는 ‘휴식’이라는 단어가 낄 틈이 없었고, 한 학기도 쉬지 않고 달려와 고작 만 22세의 나이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물론 매 학기 “휴학을 하겠다”는 선언을 캠퍼스 공기 중에 외쳤지만, 멈추지 않고 달려온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더 달려보고 싶다” 학과 생활에서 저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이 저를 이롭게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선 해내다 보면 이런 경험들도 결국 좋은 원동력으로 다가와 더 많은 일을 해낼 힘이 됐습니다. 

하지만 ‘무한 경쟁 시대’라 불리는 이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다 보니, 어린 시절 가졌던 순수한 꿈과 기대는 잊은 채 자꾸만 우리는 우울한 시대의 일부가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만, 과열 경쟁 세상에 지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가시를 돋우고, 매사에 지나치게 일희일비(一喜一悲)하거나, 원하지 않은 일은 회피하려는 모습이 보여 안타깝습니다. 어떻게 보면 실패와 부정적인 감정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세대가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먼저, 일단 도전해보세요! 제가 매일 만지는 도예용 흙은 언뜻 보면 모두 비슷한 흙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성분에 따라 특정 온도에서 나오는 빛깔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실험하는 것은 도예를 익히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작업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흙은 가마에서 높은 열로 소성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흔히 쓰는 단단한 도자기가 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높은 열이 닿기 전까지는 그 흙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과 질감을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이 불을 견뎠을 때 어떤 빛을 내는지는, 불을 만나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이 당장 나에게 도움 되지 않는 일이라 해도 결국 나에게 예상치 못한 좋은 영향으로 다가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흔들리지 마세요. 내 빛깔은 나만이 낼 수 있습니다. 다시 흙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면, 모든 흙은 가장 좋은 색을 내는 온도가 서로 상이합니다. 어떤 흙은 아주 높은 온도에서 가장 예쁜 색을 내며 소결되지만 다른 어떤 흙은 같은 온도에서 쉽게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내 삶의 방식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며 남들과 다른 방식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을 갉아먹지 마세요. 모든 사람은 그를 이루고 있는 성분에 따라 알맞은 색과 온도가 다를 뿐입니다. 

기꺼이 부딪히고, 두렵지만 뜨거운 불 속을 걸어가 봅시다. 이 역경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결국 나를 위한 좋은 양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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