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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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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보의 범람 시대다. 하루에 쏟아져 나오는 뉴스의 양은 신문 한 부의 분량을 아득히 뛰어넘은 지 오래다. 거추장스럽게 크고 팔랑거리는 종이신문보다는 작고 편리한 휴대폰이 우리의 손에 들어왔다. 그런 이유로 종이신문을 보는 것은 퍽 생소하고 낯선 일이 됐다. 처음 홍대신문을 받았을 때의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 이거 오랜만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신문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신문의 마지막 면까지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아, 이거 생각보다 괜찮네”였다.

홍대신문 한 부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학교 전반의 소식은 물론 영화, 책, 인터뷰, 사회, 심지어 시까지 많은 종류의 텍스트를 높은 질로 제공한다. 신문을 읽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필자의 머릿속에는 공사, 기숙사 통금, 축제, 수상 소식 등과 고물가, 영국 여왕의 서거 같은 시사 이슈들에 더해 뮤지컬 티켓값, 영화, 책과 같은 문화 정보, 그리고 이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견까지 들어있었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는 경우를 떠올려보자. 사람들은 대부분 메인 메뉴의 제목에 이끌려 기사를 읽게 된다. 기사 양옆의 광고를 무시하고 스크롤을 반쯤 내리면 뜨는 성가신 광고를 닫으며 끝까지 읽으면 뒤로가기를 누른다. 끝. 포털사이트 뉴스 탭에 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시사, 경제, 과학, 문화, 연예 등 주제를 선택하면 뜨는 끝없는 기사 중 몇 개를 깔짝거리다 뒤로가기를 누른다. 끝. 특정 주제의 많은 데이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참 유용하겠지만, 그날의 대략적인 세상일을 알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쓸데없이 많은 양이다. 괜찮은 내용의 영화나 책 리뷰, 사설을 찾기 위해 재미도 없는 글을 밟을 각오를 하고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는 수고와 노력은 덤이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우리는 관심 있는 분야 또는 주제의 기사 혹은 인공지능이 “너는 이것에 흥미가 있다”라고 추천해주는 기사만 읽게 된다. 인터넷에는 방대한 정보가 있건만 우리가 실질적으로 취하는 정보는 종이신문에 한참 못 미친다. 이 모순적인 사실이 필자에게 새삼스레 쓰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홍대신문이 마냥 여러 가지 정보를 늘어놓는 것은 아니다. 홍대신문은 홍익대학교 내의 사람들, 특히 홍익대학교 학생들을 주요 독자층으로 하는 자신의 본분을 충실히 지킨다. 1~3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교의 여러 소식과 지도교수의 면담 시간표, 신문 곳곳에 숨겨져 있는 학교의 사건과 동아리 소식은 물론이고 시사 분야, 인터뷰에서도 대학생들의 관심사를 잘 반영한다. 대학생들이 가까이 느끼고 있을 고물가 이슈, 책을 읽지 않는 우리 세대에 관한 기사들은 생각해볼 문제들을 독자에게 안겨준다. 진로에 고민이 많은 시기인 만큼 자신의 길을 성공적으로 열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도 큰 도움을 준다. 대학을 다니며 잘 느끼기는 힘들지만, 학교 운영을 위해 항상 수고하시는 교직원분들의 인터뷰도 잊지 않았다.

오랜만에 신문을 읽으니 영상, 소셜 미디어 등에 밀려있던 글의 매력이 훅 다가왔다. 각 기사가 차지하는 면적과 기사의 중요성, 화제성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필자는 홍익대학교 학생이 아니지만, 읽으면서 신문을 만든 사람들이 학교를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자연히 필자의 학교 학보사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강의를 들으러 오며 가며 무심코 지나쳤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약속하며 내게 이런 계기를 선물해준 친구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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