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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진정한 여성으로 향하는 그녀들의 첫 발걸음
  • 남가영(예술3) 학우
  • 승인 2017.04.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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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페미니즘과 젠더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논의되는 주제이다. 오랜 기간 동안 사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한 체계는 하나의 관습으로 여겨졌다. 물론 이러한 시대 속에서도 여성의 자주적인 힘과 주체적인 정체성을 표방한 여성도 존재하였다. 그러나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러한 논쟁이 사회 속에서 힘을 가지고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페미니즘은 기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핵심으로 다루는 용어이다. 제1세대 페미니즘은 여성의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흐름으로 나타났고, 제2세대 페미니즘은 노동에서의 성별적 차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1, 2세대 페미니즘의 흐름은 공통적으로 서구 백인 여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따라서 편협한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 오늘날까지 논의되고 있는 흐름이 제3세대 페미니즘이다. 이를 통해 이전에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제3세계 국가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종교, 인종, 국가 등의 문제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러한 제3세대 페미니즘의 흐름 속에 나타난 영화가 <와즈다>(Wadjda, 2012)이다.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 운동이 진행되면서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었지만, 아랍권 국가의 여성들은 여전히 극단적으로 불평등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랍 사회의 시각으로 보면 와즈다는 다른 여성들과 달리 사회와 관습에 순응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여자아이이다. 이러한 와즈다의 여성이자 개인으로서의자주적인 성격을 잘 보여주는 오브제로 신발이 등장한다. 다른 여학생들은 검정색의 신발을 신고 있지만 와즈다는 장난꾸러기 남학생의 것과 같은 때가 탄 운동화를 항상 신고 있다. 학교와 사회가 여성의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의복을 통해 억압시키는 상황 속에서 ‘신발’은 와즈다의 페미니즘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그녀의 페미니즘적인 면모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매개체로 자전거가 있다. 이 영화는 아랍권 사회의 여성에게는 처녀막 보호를 위해 금기시되는 자전거를 중심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된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는 와즈다라는 개인이 자전거를 타기 위한 과정이 그려지고, 그 사이 마다 아랍권 여성의 불평등한 상황을 다룬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에 가면 이 자전거는 단순히 와즈다의 페미니즘적 성향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변화된 면모를 보여주는 더욱 확장된 상징물로 등장하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와즈다의 어머니는 불평등한 사회에 그저 순응하고 남성에게 귀속되는 수동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남편의 시선을 위해 아름답게 가꾸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이 좋아할 만한 행동을 보이고 남성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직장에 가는 등 남성에게 굉장히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남편과 헤어짐으로써 그녀는 어머니, 그리고 가장으로서 더욱 주체적인 여성으로 변모하게 된다. 남편을 위해서가 아닌 딸이 원하는 자전거를 위해 자신의 돈을 사용한 부분에서 잘 드러난다.

  하이파 알 만수르(1974-)가 감독한 이 영화는 페미니즘과 관련된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영화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기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영화가 개봉된 이후 아랍의 여성들이 자전거를 보편적으로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매우 사소한 사건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아랍권 여성들이 남성과 평등해 질 수 있는 첫 발걸음을 디딘 큰 사건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영화라는 예술이 있었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예술을 미를 추구하거나 개인의 감정을 표출하는 영역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예술은 정치라는 분야에서도 이루기 힘든 엄청난 일들을 해낼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필자는 예술을 전공하고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오늘날의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 사는 예술인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남가영(예술3)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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