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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21색으로 풀어낸 고전 명작

연극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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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만과 편견> 포스터 / 출처: (주)엠피앤컴퍼니
▲연극 <오만과 편견> 포스터 / 출처: (주)엠피앤컴퍼니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일 겁니다.”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의 두 번째 작품이자 대표작 중 하나인 『오만과 편견』(1813)의 첫 대사이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작품인 만큼 영화나 드라마 등 『오만과 편견』을 각색한 작품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여기, 그 무수히 많은 작품들 중 단연코 가장 사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는 연극이 하나 있다. 바로 연극 <오만과 편견>이다.

 

소설 『오만과 편견』은 정밀한 인물 묘사와 탄탄한 이야기 전개로, 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잘 쓰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이야기는 19세기 영국 시골 마을에 젊고 부유한 신사가 이사 오고, 딸들에게 좋은 배우자를 찾아주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던 베넷 부부가 딸들을 시집보낼 계획을 세우며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영국 중상류층 여성의 삶과 서로 다른 계급의 청춘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지만, 결혼을 결정하는 이유가 단지 상대방의 가문, 재산, 명성 같은 외적 조건뿐이었던 당시의 시대적인 분위기를 풍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연극 <오만과 편견> 공연 사진, (왼쪽부터) 이경 미, 이형훈 / 출처: (주)엠피앤컴퍼니
▲연극 <오만과 편견> 공연 사진, (왼쪽부터) 이경 미, 이형훈 / 출처: (주)엠피앤컴퍼니

연극 <오만과 편견>은 원작인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의 출판 200주년을 기념하여 2013년 영국의 로열시어터(Theatre Royal)에서 초연됐다. 그 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영국 전국 투어를 했으며, 현재까지 유럽 각지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국내 초연은 2019년으로, 현지 못지않은 뜨거운 반응을 얻은 채 2022년 세 번째 공연으로 돌아왔다.

 

▲연극 <오만과 편견> 공연 사진, (왼쪽부터) 홍우진, 이정화 / 출처: (주)엠피앤컴퍼니
▲연극 <오만과 편견> 공연 사진, (왼쪽부터) 홍우진, 이정화 / 출처: (주)엠피앤컴퍼니

연극 <오만과 편견>의 매력은 인터미션(중간 휴식시간)을 제외한 145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2명의 배우가 온전히 극을 이끌어나간다는 점에 있다. 2인극 <오만과 편견>은 원작 속 주인공인 베넷가(家)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 베넷’을 포함한 다섯 딸과 남자 주인공인 ‘다아시’와 그의 친구 ‘빙리’ 등 21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단 두 명의 배우가 소화한다. 무대의 이동도, 배우의 퇴장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특정되는 소품과 의상, 그에 맞는 개성 있는 연기 변화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는 물론, 장면 전환의 효과까지도 보여준다. 이러한 독특한 연출과 많은 대사량을 순발력 있게 소화하는 두 배우의 열연이 극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조안나 틴시(Joannah Tincey)는 단 두 명의 배우가 관객들을 이 소설의 여정으로 이끄는 특별함에 관해 이야기했다. 조안나 틴시는 “제인 오스틴이 독자에게 말하는 방식처럼, 캐릭터가 관객에게 말하는 각색을 만들고 싶었다. 관객에게 직접 연설하고 캐릭터가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의 독특하고 재치 있는 글을 연극적 맥락에서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공연의 연출을 맡은 박소영은 “왜 2인극이어야 했을까?” 하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 두 주인공의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에 대해 얘기한다. 그는 “『오만과 편견』은 그 당시 사회 분위기상 이루어질 수 없었던 두 인물(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이 결국에 사랑을 이루며 끝나는 작품이다. 그 두 인물은 수많은 역경을 스스로 만들며 본인들이 싫어하는 인물이 되기도 하고, 라이벌이 되기도 한다. 많은 관계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그 순간들이 그들이 만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온전히 서로를 바라보는 두 인물로 연극을 끝맺음 했다”라고 전했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이야기의 소용돌이와 모든 등장인물 전환이 끝날 때쯤, 기자를 비롯한 모든 관객은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서 진실을 마주한 두 사람과 함께 남게 된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서로에게 각자의 결점을 마주 보게 한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두 인물이 처음으로 서로와 자신들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순간. 두 명의 배우들이 캐릭터를 바꿔가며 이리저리 이동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진실’을, 관객인 독자들 또한 온전히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공연기간: 2022년 8월 30일(화) ~ 2022년 11월 20일(화)

공연장소: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

공연시간: 화~금요일 20:00 

              토요일 15:00, 19:00 

              일요일 및 공휴일 14:00, 18:00 (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요금: 전석 5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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