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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준, 조홍준, 김분선, 한우섭, 북코리아, 2021.

<현대정보사회와윤리> 김분선 교수가 추천하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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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교양서인 『#철학』은 ‘나-우리-사회-세계’가 관계 맺고 있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고 그러한 관계 맺음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철학적 문제들을 살펴보려 기획되었다. 이 글의 필자들은 모두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다. 네 명의 서양 현대철학자들이 모여 담고 싶었던 이야기는 학교에서 만나는 청춘들이 묻고 싶으나 묻지 못한 이야기, 답을 구했으나 답을 찾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을 통해 현실적인 사건으로 철학적 문제들을 고찰하고 사유하는 기쁨을 직접 맛볼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깊은 가을 노란 은행잎 색의 표지를 한 『#철학』을 추천한다.

‘자아’, ‘행복’, ‘세계’, ‘아름다운 나라’, ‘인간’과 같은 다소 추상적인 개념들을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연결하여 살피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다. 자기와 공동체, 사회와 사회적 현실에 관해 깊은 물음을 가지면서도 이러한 문제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사람에게 좋은 경로가 되어 줄 것이다. 또 심도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서양 고전이나 책의 두께만으로 위협을 느끼는 철학책을 접한 경험이 있어 철학적 문제에 관심 쏟기를 포기한 학생이라면 더욱 눈여겨 볼 책이다. 간략하게 4명의 필자의 글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유하는 몸, 전유하는 사유, 몸적 주체의 문제를 다룬 「철학, 나를 찾는 항해일지」에서는 무엇이 ‘세계-에로의 존재(I’être-au-minde)’를 가능케 하는 가에 관하여 묻는다. 주체 형성에 문화적, 자연적 조건과 타자의 개입이 끼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이 글의 필자는 다음 세대의 우리에 포함될 주체들이 무엇일지 묻는다. 사이보그가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러 주민센터를 찾는 날을 예비하면서 주체에 대한 개념들을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유, 불안, 순간과 영원, *비본래적 시간성과 본래적 시간성의 문제를 다룬 「나는 네 겹으로 사라진다」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자인 인간이 본래적 삶을 살 수 있을지 묻는다. “본래적 시간성에서 미래적인 것이 영원한 것의 가능성이다. 이것이 우리 안에서 불안으로 드러난다.” 우리는 왜 불안을 느끼는가? 우리는 사라져가는 존재로서 우리의 사라짐과 함께 하기에 불안한 것인가? 이 글의 필자는 『크리스마스 캐럴』에 등장하는 스크루지의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살핀다.

「행복, 천 개의 색 혹은 만 개의 길」에서는 자라서 외계인이 되고 싶은 아들 준이와의 대화를 통해 행복과 삶의 목적에 대해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우리가 행복해질 뾰족한 방안이 있을까? 나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의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 글의 필자는 내가 행복해지려면 ‘나의 행복’을 위해 분투해야 하고, 행복의 조건들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행복 강박’, ‘행복 산업’, ‘행복 이데올로기’와 과감히 결별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복이 과연 있긴 할까?

인간, 휴머니즘, 탈휴머니즘, 미래 시대의 윤리를 다루고 있는 「인간을 위한 세계는 남고 인간에 의한 세계는 가라」의 장은 인간이 인간 중심주의에 매몰되어 보낸 오랜 세월 동안 세계의 질서를 어지럽혔던 과거의 행적들을 살펴본다. 또 인간에게 허용된 특별한 지위로 인해 발생한 공동체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환경윤리와 동물윤리, 생태윤리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또 이 글의 필자는 인간이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대우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핀다. 특히 필자는 인공지능 시대에 등장할 사이보그 인간의 문제나 인공지능의 도덕성에 관련된 논의를 소개하며 인공존재에 대한 예비적 고찰로서 지구별의 중심되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철학』은 나와 나의 삶, 시간과 세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가을에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이 확장된 사유를 펼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출발 지점이 되길 바란다.

 

*비본래적 시간성과 본래적 시간성: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 나온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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