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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통해 합스부르크 왕가의 600년의 역사를 확인하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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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 포스터/출처: 국립중앙박물관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 포스터/출처: 국립중앙박물관

합스부르크 왕가는 유럽에서 긴 역사·전통을 보유한 명문 가문이다. 루돌프 1세(Rudolf I, 1218~1291)가 신성 로마 제국의 왕으로 선출된 것을 시작으로 해서 카를 1세(Karl I, 1887~1922)까지 600년 동안 오스트리아를 통치했다. 600년 동안 합스부르크 왕가는 수많은 예술 작품을 일구어냈고, 그 결과는 빈 미술사 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 등 바로크 시기 거장들의 작품은 감상자로 하여금 감탄이 나오기 충분하다. 그렇다면, 왕가의 보물은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지닐까? 전시 속으로 들어가 보자.

본 전시는 2부로 구성된다. 1부는 막시밀리안 1세(Maximilian I, 1459~1519)와 ‘예술의 방’으로 유명한 루돌프 2세(Rudolf II, 1552~1612)시기의 공예품 위주로 전시됐고, 2부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유명 화가인 벨라스케스( Diego Rodríguez de Silva y Velázquez, 1599~1660)와 루벤스 등을 필두로 합스부르크가 인물의 초상 위주로 전시됐다. 전시실에 들어가니 합스부르크 왕가의 토대를 닦은 막시밀리안 1세의 초상과 중세 시대에 귀족의 상징인 갑옷이 비치돼 있었다. 전시실 내 영상을 통해 갑옷을 입어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소개됐다. 이후 루돌프 2세 시대 때 제작된 공예품 등 다양한 예술품이 전시됐다. 루돌프 2세가 통치하던 16세기 후반은 항해의 시대였다. 이에 여러 항해를 통해 발견한, 당시 유럽에서 보기 힘들었던 야자열매를 활용한 공예품이 16세기 후반 유럽에서 만들어졌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1656)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1656)

전시회는 2부로 넘어간다. 2부는 회화 위주의 전시였고, 17세기 바로크 미술로 시작한다. 역동적이고 극적인 표현이 특징인 바로크 미술 양식은 스페인과 플랑드르 지역 등에서 크게 유행했다.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바로크 양식의 작품이 다수 보이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펠리페 4세(Felipe IV, 1605~1665)의 총애를 바탕으로 스페인의 궁정화가로 이름을 알린 벨라스케스는 스페인의 중세적 화풍을 극복하고 실제적인 것에 초점을 뒀다. 그가 그린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1656)를 보면, 공주의 모습을 실제적으로 표현했으며 검은색 배경과 공주의 흰 드레스가 대비를 이루며 조화를 이룬다. 이때, 공주의 드레스를 상세히 보면 벨라스케스의 사실적 화풍과 대비돼 보인다. 그는 둔탁한 붓 터치로 공주의 드레스를 그렸다. 그러나, 그림을 전반적으로 봤을 때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으며 오히려 공주의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또한, 전시에서 펠리페 4세와 그의 아내 엘리자베트의 초상이 나란히 걸렸다. 부부의 두 그림 역시 공주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배경에 붉은색 커튼을 배경으로 한다. 왕의 근엄한 표정과 왕비의 자상한 표정이 짝을 이루어 둘이 부부임을 짐작할 수 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부부〉(1625)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부부〉(1625)

마침내 플랑드르의 대가가 등장했다. 루벤스의 걸작인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부부〉(1625)가 나왔다. 위 그림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필레몬과 바우키스’라는 일화에서 비롯된다. 사이좋은 노부부는 천상에서 내려온 두 나그네에게 극진한 대접을 한다. 심지어 그들이 아끼던 거위를 잡아서라도 대접하려는 그들의 정성에 반해, 나그네였던 주피터와 머큐리는 나중에 인간을 벌할 때 노부부만은 극진히 대접했다고 하며, 부부는 제우스 신전의 사제가 됐다고 한다. 그림은 노부부가 두 신을 대접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그림에서 아내는 그녀가 애지중지하는 거위를 잡으려 하고, 맞은편의 주피터가 이를 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그림은 허름한 부부의 집을 표현했으며 인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신의 모습을 실제 인간과 유사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아, 신과 인간을 비슷하게 판단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후 전시는 루이 16세의 아내인 마리 앙투아네트, 비운의 아이콘이자 뮤지컬 소재로 유명한 요제프 1세의 아내인 엘리자베트 등 합스부르크 왕가와 관련된 인물들의 초상을 전시했다, 마지막으로 1892년 조선과 오스트리아가 수호 통상 조약을 체결한 후 고종이 당시 프란츠 요제프 1세(Franz Joseph I, 1830~1916)에게 보낸 갑옷을 보여주며 전시는 끝난다.

미술은 역사를 대변한다. 한 나라를 지배하는 통치자들은 그들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예술 작품에 거금을 쏟으며, 자신의 그림을 후대에 남기길 원한다. 합스부르크 왕가도 마찬가지다. 6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가문답게, 가문은 미술사에 획을 그을만한 작품을 여럿 남겼다. 합스부르크 전시는 단순히 명화를 감상하는 것이 아닌 왕조의 역사, 나아가서 오스트리아라는 나라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전시라 생각한다. 전시를 통해 유럽의 향취를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전시기간: 2022년 10월 25일(화) ~ 2023년 3월 1일(수) (예정) 

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시간: 수요일, 토요일 10:00 ~ 21:00 (입장 마감: 20:20) 

             나머지 요일 10:00 ~ 18:00 (입장 마감: 17:00) 

             (신정, 설날 당일 휴관) 

관람요금: 성인(만 25세~64세): 17,500원, 15,000원 

             청소년(만 13세~24세): 15,000원, 12,000원 

             어린이(만 7세~12세): 10,000원, 8,000원 

             유아(만 4세~6세): 6,000원, 5,000원 

             경로우대(65세 이상): 8,000원, 7,000원 

             (요금은 개인, 단체(20명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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