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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미디어아트 작가

신원백(디지털미디어디자인 01)동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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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
▲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

‘소통하는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디자인’이라고 하면 디자인을 한 작가의 생각이 일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뻔한데, ‘소통하는 디자인’이라니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미디어아트는 사람과 소통하는 *인터랙션디자인(Interaction Design)을 가능하게 한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뉴미디어 시대가 왔음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드는 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를 만나보았다.

 

Q. 본교 조형대는 타 학교보다 과가 다양하다. 동문이 본교 디지털미디어디자인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과를 선택할 당시에는 어떤 과를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보지 않았다. 단순히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과가 디지털미디어디자인과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과를 선택했고, 이 과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들을 다루며 미디어 디자인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됐다.  

 

Q. 학부생 때부터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배우며 미디어아트에 관심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미디어아티스트라는 꿈을 꾸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또 미디어아티스트를 꿈꾸며 어려웠던 점과 즐거웠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A. 이 과에서 3D 기술부터 웹 등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두루 배울 수 있었기에 열심히 참여하며 이 분야의 진로에 관심을 두게 됐다. 미디어아티스트라는 꿈을 꾸며 독일로 유학 생활을 했고,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작업을 하는 학생, 교수님과 같이 어울리며 계속 연구하고 작업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어려웠던 점은 기자도 지금 디자인 전공을 하고 있기에 디자인을 공부한다는 것의 막연함을 알겠지만, 나도 이 분야를 내가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함’이 가장 불안했다. 예술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유학을 하러 간 후 처음엔 내가 다른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고 졸업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쌓은 기술력으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잘 표현해낼 줄 알았다. 또한 독일에 가자마자 하게 된 국제 전시에서 유리공예를 이용한 작품을 만들었고, 난 그 작품이 당연히 <LAB 30>이라는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도 뽑혀서 전시도 하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작품은 뽑히지 않았고, 나는 열심히 준비하고 전시했던 것만큼 좌절과 슬럼프에 빠지게 되어 1년 이상을 거의 집에만 있기도 했다. 그렇게 1년 동안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돌이켜보면 실패로 인해 고민했던 시간이 내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내 작품을 표현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 주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실패의 경험 이후 내 생각을 정리한 후 기술적인 것들에 치우친 것이 아닌, 내 생각과 관점을 작품에 투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그 작품을 이전에 내가 실패했던 <LAB 30> 공모전에 전시하게 됐고, 상도 받았다. 상을 받은 그 순간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꿈같은 순간이었고, 지난날의 어려움을 모두 인정받는 느낌이었다. 또 “내가 앞으로 미디어아트 디자인을 계속해도 되겠구나”라는 용기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되었다.

▲독일에 가서 처음 작업했던 작품<Happiness Beta> (공모전 탈락)/ 출처: 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
▲독일에 가서 처음 작업했던 작품<Happiness Beta> (공모전 탈락)/ 출처: 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

 

▲<LAB 30>에서 수상한 작품<Expandierende Einfachheit> (공모전 전시 및 수상)/ 출처: 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
▲<LAB 30>에서 수상한 작품<Expandierende Einfachheit> (공모전 전시 및 수상)/ 출처: 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

Q. 동문의 작품은 디지털미디어를 이용한 인터랙티브아트(Interactive Art)가 특징이다. 매체를 통해 관람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로 인해 유발된 행위를 통하여 과정과 변화를 담아내는 미술인 인터랙티브아트 작품을 위주로 작업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A. 복학 후 미디어아트 중에서도 어떤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인터랙션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됐다. 졸업 후에는 인터랙션 디자인에서 벗어나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막연히 독일로 유학을 가 미디어아트 학교에 다니며 프로그래밍 또는 설치 형태의 오브젝트 작품들을 보고 배우며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해주고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인터랙션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상호작용성’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생각해서 인터랙티브아트 작품을 위주로 작업하게 되었다. 따라서 <BUDDHA I>와 같은 인터랙션 작품들을 전시하며 사람이 와서 로봇과 대면하고 있는 그 상황을 뉴미디어아트로써 보여주게 되었다.

 

Q. 지금까지 ‘2022 관계의 흔적’과 같은 인터랙티브 작품전시에 참여하셨는데, 이러한 작품전시를 계속해서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이 뿌듯하고 좋았는지 궁금하다. 

A. 작업 초반에는 작은 갤러리부터 일반적인 공간까지 상관없이 전시만 할 수 있다면 어디든 전시했었다. 공모사업에 지원도 하고 작품을 만드는 데도 우리가 가진 예산의 한계 내에서 해 나갔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거의 매해 10회 이상 전시했다. 전시만 할 수 있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전시에 참여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사비로 모든 전시를 했다면 그 이후에는 일반적인 갤러리가 아니라 미술관이라든지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이후엔 대기업과 협업을 하는 등의 다양한 기회가 생겼다. 이러한 경험을 쌓으며 내가 성장해나가고 있음을 느꼈고 이를 느끼는 순간마다 뿌듯했다. 단순히 돈을 덜 들이고 돈을 더 벌 수 있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내 작품을 더 많은 사람이 만날 기회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뿌듯함을 느낀다. 그렇기에 나는 손발이 모두 움직이는 한, 앞으로도 끊임없이 작업을 해 나가고 싶다.

 

Q. 현재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으로 구성된 유튜브 채널 ‘LOVOT LAB’을 운영하고 계신다. 채널을 만들게 되신 이유와 이 채널의 대표로써 이 채널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A. 작업을 하며 기술적인 것들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나에게 배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에 기본적으로는 ‘LOVOT LAB’에서 진행하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그 안에서 사용되는 기술적인 것들을 공유하고 알려줄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 학교에서 교수로서 강의하고 있기에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시간과 커리큘럼의 한계 때문에 전하지 못했던 내용까지 이 채널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아직은 교육적인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채널을 운영하면서 나중엔 예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되며 발전해 나가면 좋겠다.

▲러봇랩 대표작 <BUDDHA I>/ 출처: 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
▲러봇랩 대표작 <BUDDHA I>/ 출처: 신원백 미디어아티스트

Q. 현재 디지털미디어디자인전공을 하고 있거나 미디어아티스트를 꿈꾸는 본교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드린다. 

A. 미디어나 예술 쪽 분야를 전공하지 않더라도 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결과물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또 미디어 아티스트를 하고 싶다면 꼭 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당장 졸업 후 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작품을 통해 세상에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되기로 했다면 사명감을 가지고 작업해보길 권한다.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좀 더 부지런해지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인터랙션디자인(Interaction Design): 정보·통신 웹 디자인이나 프로그래밍, 제품 디자인 따위의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사용자와 제품 또는 프로그램이 서로 용이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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