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가끔은 조언이 아니라 응원을 부탁합니다.

정재림(국어국문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이 점점 쌀쌀해지며 낙엽도 거리마다 잔뜩 쌓인 요즘, 여러분의 앞에 성큼 다가온 기말고사는 잘 준비하고 계시는가요? 매년 이맘때쯤이면 학기가 끝나간다는 설렘 반, 성적이 발표된다는 걱정 반으로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학교에 방문하고 보니 정말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재잘거리며 오가는 학생들이 가득한 교정을 얼마 만에 보았는지요. 제가 수업을 들으러 온 것은 아니었지만 제 가슴이 다 뛰었습니다. 이미 한 번 경험해본 저도 이럴 터인데, 이 광경을 새롭게 경험한 C학번 친구들은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모니터 앞에 앉아 흰색 배경 안에서 깜빡거리는 검은 커서를 바라보고 있으니 여러분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조금이라도 여러분의 대학 생활에 보탬이 될까?” 하면서 고민을 하던 중에 제가 대학 시절에 들었다면 가장 도움이 되었을 법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해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대학에 들어올 때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과 수석에 도전하기? 방학에 유명한 장소에 여행 가기? 새로운 친구들과 술자리 만들기? 아니면 괜찮은 이성 친구와 연애하기? 사실 저는 이런 로망 같은 것 없이 대학에 진학한 터라 입학한 이후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일단 해보기’였죠. 학보사에 지원하여 학생기자로 활동한 것도, 복수전공에 지원해서 합격해 2개의 전공을 공부해본 것도, 또 이걸로 조금 더 다양한 진로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고 결심한 대로 따르는 ‘일단 해보기’로 이룩할 수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이 ‘일단 해보기’에 영향을 준 건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에 입학한 것, 그 자체였습니다. 보통은 대학에 당연히 진학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저에게는 대학에 진학한 것부터가 일단 앞뒤 생각 없이 저질러본 일 중 하나였거든요. 사실 저는 안정적으로 대학에 올 성적도, 가계 형편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모든 상황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합리적으로 생각했다면 애초에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부터가 비합리적인 일이었죠. 하지만, 고등학교 선생님의 진심 어린 조언과 지도로 이렇게 ‘운 좋게’ 대학에 합격한 것을 계기로, 저는 고민되는 일이 있다면 일단 도전장을 내밀어보자는 생각으로 다양한 일을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경험은 좋은 경험으로 남았지만 모든 경험이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그 경험이 꽤 쓸모 있게 쓰이기도 했죠. 제가 무언가를 고민하던 순간마다 누군가가 저에게 ‘합리적인 조언’을 했다면 저는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삶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할 수 없겠고 또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슴 한편에 “한 번 도전해볼 걸…….” 이라는 아쉬움이 남았겠죠.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 말은 조언이 아니라 응원이었습니다. 누군가 저를 믿어주고 저에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그 말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맞지 않는 일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일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 대다수가 반대하는 일이라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여유가 있다면 일단 한 번 도전해보기를 바랍니다. 비록 결과가 좋지 않게 끝나더라도 여러분이 경험한 그 일련의 과정은 반드시 미래에 도움을 줄 테니까 말이죠. 또 이제 선배가 된 여러분에게 누군가가 조언을 구한다면 합리적인 조언도 좋지만 가끔은 진심 어린 응원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상대방에게는 지금 냉철한 분석이 아닌 용기를 채워줄 따뜻한 한마디가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요.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