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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최종 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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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사설 기사를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것이 기자의 두 번째 마지막 기사이다. 기자는 원래 저번 학기에 발간된 1311호를 끝으로 기자 생활을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한 학기 더 기자 타이틀을 달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신문사 체계가 붕괴될 것에 대한 걱정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본지는 약 2년간 암흑기를 겪었다. 새로 들어오는 기자는 적고 나가는 기자는 많았다. 결국 최악의 인력난을 맞이했고,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자 다섯 명이 12장의 지면을 채워야 했다. 55기 기자 한 명과 56기 기자 네 명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코로나19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며 전면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고 나서, 남아있는 기자들의 열띤 홍보로 57기 기자들이 대거 입사했다. 지금은 기자가 많아서 기자실에 자리가 부족할 지경이다. 후배 기자들이 많아져서 기사 작성에 대한 부담이 줄었지만,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피드백 체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담당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면 선배 기자가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데, 피드백을 봐줄 선배 기자가 턱없이 부족했다. 현재 57기 기자는 14명이지만 편집국장과 기자를 포함한 선배 기자는 3명뿐이다. 최종 피드백을 진행해야 하는 편집국장을 제외하면 두 명이서 모든 기자의 기사를 피드백해줘야 하는데 기자까지 퇴사한다면 한 명이 모든 기사를 다 피드백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일어난다. 이것이 기자가 한 학기 더 남아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신문사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다면, 그냥 모른 척 나갔을지도 모른다.

57기 기자들이 대거 입사한 후 기자는 기사 작성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딱 한 번 기사를 작성했는데,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에서 처음으로 기획한 연합 기사 작성에 참여했다. 오랫동안 기사를 작성하지 않다 보니 기사 작성에 대한 감도 떨어지고, 기자로서의 소속감도 느껴지지 않아 참여한 기사였는데, 하필이면 시험 기간에 딱 걸쳐 꽤나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학보사 기자로서 할 수 있는 여러 경험을 해봤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이 외에는 주로 후배 기자들의 기사를 피드백하고, 기획서를 채택하고, 취재 난이도가 높은 기사에 사수로 들어가는 정도의 역할만 했다. 작성할 기사가 없어 일에 대한 부담은 줄었지만, 선배 기자라는 위치에 대한 부담은 커졌다. 선배 기자로서 가장 책임감을 느끼고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는 기획서 채택이라고 생각한다. 후배 기자들이 열심히 조사해 기획서를 작성해와도, 그것이 기사화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일차적으로 팀장 기자들에게 달렸다. 기획서를 채택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은 많다. 기사가 발간될 때와 시의성이 맞는지, 편향되지는 않는지, 기사화에 적절한지 등을 신중하게 따져보다 보면 채택 회의만 1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있다. 학보사이지만 엄연한 언론 기관이기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사람들은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주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라고 믿는다. 그 주제가 자신의 관심사와 전혀 상관이 없음에도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고, 언론의 말을 큰 의심 없이 곧이곧대로 믿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악용해 종종 언론 플레이, 즉 여론 조작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론 학보사의 영향력이 크지는 않아 그런 걱정까지는 사치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학보사는 본교와 대학가 내의 소식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때로는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기에, ‘좋은 기사’를 내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가끔은 무겁기도 하다.

2년간의 기자 생활은 그 의무감에 따라 기자의 시선을 날카롭게 바꿔주었고, 조금 더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줬다. 비록 시험 기간을 제외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은 신문사에 할애해야 했지만, 진로의 발판이 되어주기도 했고 절대 후회하지 않는 시간이었다. 기자가 좋아하는 본지의 슬로건인 ‘냉철한 이성, 뜨거운 가슴’을 마지막으로 외쳐본다. 이제는 열정이 조금 식어 뜨거운 가슴까지는 아니고 ‘미지근한 가슴’ 정도인 것 같지만, 신문사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다른 곳에서 더 뜨거워진 열정을 불태울 것이다. 그럼, 이제 정말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한다. 사랑하는 동기들과 열정 넘치는 후배들, 본지의 디자인을 담당해준 디자인 기자들과 신문 발행에 도움을 주신 조교님, 부장님,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나의 애증의 신문사, 이제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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