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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지음, 생각의 길, 2013.

<국어학개론> 이화진 교수가 추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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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시험 문제의 해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살아오면서 수없이 던졌고, 앞으로도 수없이 던질 근원적인 문제이다. 이 책은 정치인에서 작가로 돌아온 유시민이 내놓은 첫 책이다. 저자는 작품 첫 장에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한 구를 인용하고 있다. “이론은 모두 잿빛이며, 영원한 생명의 나무는 푸르다.” 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정치인에서 작가로 돌아온 그의 생각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는 책에서 도덕을 설교하거나 사상이나 이론을 설파하지 않고 단순히 자신의 지나온 삶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찬찬히 되짚어 보고 있다. 누군가를 드러내놓고 비판하거나 위로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자기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성찰하면서 인생의 기쁨과 아픔,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작가 유시민은 자신의 이념과 주장을 설득하기보다는 삶을 관조하는 자세로 과연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근 <알쓸신잡>, <썰전> 등의 방송에서 출연하며 친절한 교수님 같은 이미지를 보이는 저자의 모습이 책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핵심적인 네 가지 요소를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로 정리한다. 그는 개인적 욕망을 충족하면서 즐기며 사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은 더 좋은 사회제도와 생활환경이 삶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만큼이나 온전치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타인과의 연대 또는 사회적 연대는 단순히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자연이 인간에게 준 본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기에 사회적 동물이며 약자인 인간은 어쩌면 태어난 순간부터 누군가의 보호가 필연적이고 수많은 사람들과 연대하면서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는 것도, 일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혼밥, 혼술’이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요즘. 어쩌면 타인과의 연대는 우리의 삶에 가장 기본적인 당위가 아닐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삶의 마지막을 말하며 현명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역설한다. 우리 스스로는 영생을 갈망하며, 자신은 죽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빠진다. 그러나 육체적 한계는 모든 인간에게 나타나기에 죽음을 맞이하며, 그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은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남기기 위해 애쓰며 살아간다. 저자는 이렇듯 이름으로써 영생을 꿈꾸는 이들이 사실은 영원이란 신념의 도구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음을 말하며,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오는 죽음을 존엄 있게 맞이할 것을 역설한다.

빈부의 격차가 꿈의 격차로 이어지는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어쩌면 물질적 부가 보장된 삶을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도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정답을 알 수 없다. 결국, 답은 우리가 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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