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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나의 일상이다’심은하 캠퍼스 씨네 21 편집장

 

“어떤 영화 좋아하세요?” 우리는 으레 처음 보는 이를 만날 때, 긴장을 해소하고 서로 간의 공통점을 찾고자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묻는다. 이처럼 영화는 어느덧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영상 매체로 다가왔고, 우리는 일상에서 영화를 보고, 즐기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영화 잡지사에 활동하고 있는 기자는 영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심은하 기자는 영화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도 역시 영화는 보고, 즐기고, 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영화 매체에서 활동하는 기자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다.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어떻게 영화를 다루는 기자가 되었는지까지 심은하 기자를 만나 영화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Q. 2003년부터 「씨네 21」에서 기자 활동을 하며 현재까지 영화와 관련된 기사를 500편가량 썼다. 영화 기자를 본인의 직업으로 삼은 계기가 있었나?

A. 어렸을 때부터 기자를 희망했던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신문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대학 입학 후 그때의 경험을 살려 영자 신문사에 지원했다. 졸업하는 학기에 금융계로 취업을 했는데, 적응을 못 해 4개월 만에 그만두게 되었다. 과연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학보사에서 글을 써본 것이 기억에 남아 신문사에 지원했다. 1년 동안 중소 신문사에 몸을 담다, 한겨레로 이직했고, 이후 「씨네 21」이 한겨레에서 분사(分社)하며 2003년부터 「씨네 21」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글로 표현하는 것을 가장 잘 할 수 있었고 가장 즐겁게 느껴졌다. 막연하게 기자 생활을 했지만, 이전부터 좋아했던 영화를 대상으로 글을 쓰게 되면서 현재까지 기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Q. 영화 매체를 다루는 잡지에서 활동하며 많은 감독과 배우를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는 인터뷰이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 그만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 준비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인터뷰할 때에는 영화 기자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 매체에서 활동하는 기자는 평론가와 기자 중간에 위치해있는 것과 같다. 평론가는 일반 관객과 다르게 체계적인 이론을 배워 그들만의 의견을 글 안에 담는다. 반면, 기자는 현장에서 본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그 중간에서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과 기자 개인만의 생각을 녹여내는 것이 영화를 주제로 하는 기자이다. 따라서 배우나 감독에 대한 일반적인 평과 그들의 필모그래피에서 기자만이 느끼는 특징을 합해 질문을 한다. 이외에도 인터뷰 상황을 중요하게 살피는데, 배우나 감독은 직업 특성상 예민한 편이다. 인터뷰이를 만나기 전, 그들의 근황을 미리 살펴 편한 상황에서 인터뷰이가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Q. 최신 영화, 연극부터 고전 작품 리뷰까지 폭넓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영상 매체 전반부터 최근 문화 동향까지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본인만의 분석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처음에는 작품을 많이 보면서 영화에 대한 식견을 넓혀왔고, 점차 영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폭 넓은 글쓰기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함께 당시 흥행하던 작품을 보며 영화를 알게 되었다. 이후 대중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작품에 관심을 가졌는데, 영화 자료가 흔하지 않았던 대학 시절에는 자료원이나 주변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영화를 보곤 했다. 영화를 본 후에 각자의 생각을 말하며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기자가 되고 나서는 특정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많은 작품을 봤다 해도 기사를 쓰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때까지는 영상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이었다. 이후 영화 산업과 영상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영화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나름 전문성을 갖춘 기자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영화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하고 싶다면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 연출이나 영화 산업에 대해 관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씨네 21」은 2014년 대학생을 주 대상으로 하는 「캠퍼스 씨네 21」을 만들며 「캠퍼스 씨네 21」로 이직하였는데,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1990년대 중후반 한국 영화 산업이 성장하며,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졌다. 이에 따라 1995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영화 주간지 「씨네 21」이 만들어 졌다. 이후 독자들과 20년간 만나오면서, 최근 내부적으로 젊은 독자층과 소통하는 부분이 예전만큼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가 있었다. 20대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대학판 「씨네 21」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여러 논의 끝에 2014년 「캠퍼스 씨네 21」을 설립하게 되었다. 나 역시 오랫동안 「씨네 21」에서 활동해온 만큼 새로운 매체에 관심이 있었고, 회사에서 「캠퍼스 씨네 21」 편집장 역할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승낙했다. 무엇보다 「캠퍼스 씨네 21」이 대학생을 위한 잡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생이 아닌 일반 기자가 20대 초반의 이야기를 쓰면, 기술적으로는 매끄러울 수 있으나, 그들의 목소리를 담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따라서 대학생 기자단을 모집하여 그들이 직접 기획을 내면 지면화 될 수 있게 구성안 짜주고, 취재 방향을 잡아주는 등 기사 전반에 대한 서포트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기자 활동이 전무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가르치는 부분이 힘들었지만, 목표했던 방향에 따라 매 기자단이 잘 따라주고 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Q. 「캠퍼스 씨네 21」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매체인 만큼, ‘대학탐방’, ‘청년+일’ 등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만한 기사를 쓰기도 했다. 「캠퍼스 씨네 21」에서 활동하면서 바라본 현 대학사회는 어떠한가?

A. 기성세대 입장에서 미안한 마음이 생길 정도로 현 대학 사회는 치열하다. 내가 대학생 시절에는 취업 걱정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들이 겪고 있는 치열함에서 가능성이 보인다. 「캠퍼스 씨네 21」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기자들만 보더라도 학교 수업,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기자단 활동을 하고 있다. 주어진 환경에서 노력한다면 언젠가 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를 하고 있는 만큼 기자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기자가 되기 위해서 글을 쓰는 학과에 반드시 진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캠퍼스 씨네 21」에 지원하는 학우를 선발할 때 학과를 중요하게 본다. 자신의 전공을 통해 특색 있는 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이 미술에 대한 칼럼을 쓸 때 말할 수 있는 내용은 비전공자보다 많아지고, 풍부해진다고 생각한다. 글쓰기 실력에 대해 고민할 수 있지만, 기자는 글만 잘 써서는 안 된다. 글쓰기는 일종의 기술로 노력에 따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기자는 현장에서 취재하는 법, 인터뷰이와의 친화력 등 여러 가지 능력이 겸비되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신문 매체를 보면서, 해당 분야의 기자들이 어떻게 글을 쓰는지 공부하며 기자의 꿈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Q. 현재 「캠퍼스 씨네 21」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A. 앞으로도 영화와 관련된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영화는 나의 생활이다. 나의 일상이 직업이 된 만큼, 일하는 부분에 있어서 보람차고 행복하다. 아마 일반적인 언론사에서 활동을 했으면 오래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영화를 다뤘기 때문에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었다. 다만, 이전까지는 영화를 문화 차원에서 소개하는 글만 써왔다면, 앞으로는 산업 측면에서 영화를 소개하는 글도 써보고 싶다. 보통 매체에서는 배우나 감독을 위주로 소개하는데 영화 산업군에는 사실 그 외에도 영화 투자, 배급, 마케팅 등 다양한 직업이 있다. 대학생을 포함해서 대중들이 잘 모르는 영화의 직업 세계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Q. 가을을 지나 어느덧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영화나 연극을 추천한다면?

A. 고전 영화로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La Strada)>(1954)을 추천한다. 오래전 작품이지만, 짐승 취급을 받는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스타일 측면에서 요즘 작품과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작품으로는 동화책이 원작인 <몬스터 콜(A Monster Calls)>(2016)을 추천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는 영화로 학생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연극으로는 현재 상영 중인 <오펀스(Orphans)>(2017)를 추천하고 싶다. 부모를 잃은 두 형제의 이야기로, 아픈 동생과 소매치기를 하며 먹고 살아가는 형의 모습을 코믹하지만 감동적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작품이다.

김민우 기자  kimsioa@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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