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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의 가치를 대중에게 선사하는 서울옥션 정태희 주니어 미술품 경매사

 

경매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가격을 부르고 한 사람이 마침내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는 현장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이러한 경매 현장에는 프로그램의 MC처럼 명확한 목소리로 경매를 진행하고, 가격을 호가(呼價)하는 경매사가 있다. 미술품 경매사는 미술품 경매시장이 성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낯선 직업이기도 하다.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팀에서 근현대미술 스페셜리트스와 동시에 미술품 경매사의 역할을 맡고 있는 정태희 경매사는 서울옥션에서 진행하는 경매 이외에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식 자선 경매, 포르쉐 연말 이벤트 경매 등의 경매를 진행하였다. 경매 현장 뒤에서는 미술품의 가치를 발굴하고, 경매 현장에서는 그 가치를 누구보다 매력적으로 소개하는 스페셜리스트이자 미술품 경매사 정태희를 만나보았다.

 

Q. 미술품 경매사라는 직업이 생소하게 다가온다. 미술 시장에서의 경매 시장은 어떤 역할을 하며, 미술품 경매사는 그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A. 미술품 경매 시장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미술 시장과 미술품 경매에 대한 개념이 잘 안 잡혀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매라고 하면 흔히 볼 수 있는 부동산, 자동차 경매와 같은 것을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가깝지는 않지만, 미술품 경매는 미술품이라는 특화된 물품을 다루는 경매이다. 먼저 미술 시장은 1차 시장과 2차 시장으로 이뤄진다. 작가들은 갤러리나 화랑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데, 이러한 시장이 1차 시장이다. 그렇게 작품을 구매하여 소유하고 있다가 다시 되팔기 위해 작품을 내놓는 시장이 2차 시장인 미술품 경매 시장이다. 2차 시장에서는 작가가 화랑에서 처음 작품을 팔았던 때보다 시간도 흘렀고, 가격도 미리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의 논리대로 가격이 결정된다. 미술품 경매 시장은 작품이 갖는 시장에서의 현재 가치를 평가하는 현장이다. 경매사는 이 현장에서 좋은 작품이 팔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위치를 맡게 된다. 현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또 작품에 대해 얼마만큼 맛깔스럽게 설명하여 관중들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 그래서 관중들의 관심을 모아 응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매 시장에서 경매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Q. 현재 서울옥션에서 미술품 경매사뿐만 아니라 스페셜리스트로써의 역할도 하고 있다. 스페셜리스트는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두 가지 역할을 하게 되었는가?

A. 미술품 경매 회사 안에는 홍보파트, 작품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파트 등 여러 부서가 있다. 이 중 좋은 작품을 수급하여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을 판매하는 것과 관련된 도록을 작성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스페셜리스트로 채용되어 근현대미술을 담당하였다. 패션에서도 올해에 유행하는 컬러와 트랜드가 있듯이 미술품에서도 선호하는 트랜드가 있다. 예를 들어 2012~13년을 넘어오며 단색화로 불리는 추상 작가들의 작품이 유행하였고, 한국에서도 한국 단색화 작품의 관심이 커졌다. 즉, 당대의 추세에 따라 특정 영역의 작품과 작가들에 대한 인기도 올라가고, 수요도 많아지게 된다. 이에 스페셜리스트와 경매사 모두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은 작품에 대해 역사적인 맥락과 가치를 잘 설명하여 이에 맞는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며 현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보고 조사하며 관련된 글을 썼던 경험이 경매를 진행하며 작품을 소개할 때 더 매력적으로 작용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미술품 경매사에 도전하게 되었고, 현재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하고 있다.

 

Q. 미술품 경매사는 경매 진행뿐 아니라 각 작품에 대한 작품해설과 정확한 발음으로 금액을 전달도 해야 한다. 미술품 경매사에게 어떤 요소가 중요하게 요구된다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A. 먼저 미술품 경매사 스스로가 자신이 진행하는 경매에 출품된 작품들에 대한 지식과 신뢰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그런 기반이 없이 경매를 진행하다 보면 경매사 스스로 작품의 가치에 대해 반문하게 되는데, 작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은 경매사의 표정과 말을 통해 그것을 알아차리고 그들 역시 의심하게 한다.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미술시장에서의 가치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중 앞에 서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 목소리 톤, 발음뿐 아니라 현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단순하게 경매사라 하면 가격을 잘 흥정하고 진행을 매끄럽게 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미술품이라는 특수한 품목을 다루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과 발음으로 더욱 깔끔하게 진행하여 현장을 이끌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가격을 어떻게 호가(呼價)하고 순발력 있게 계산하며 진행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선배 수석 경매사분들에게 많은 교육을 받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친한 아나운서 친구에게 목소리 발성과 발음에 대한 조언을 받기도 했다.

 

Q. 현재 미술품 구매는 감상의 목적을 넘어 하나의 투자의 수단으로 자리 잡기도 하였다. 이러한 미술품 구매의 목적 다양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A. 과거 컬렉터들은 단순히 작품이 좋아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점차 그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내가 이 작가를 좋아해서 혹은, 이 작품을 소유하고 싶어서 작품을 구매하고자 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관점과 기준을 가지고 작품에 접근하고 작품을 구매하고 있다. 단순히 이 작품이 좋아 구매하기보다는 지금 해외나 국내 시장에서의 트랜드에 맞춰 작품을 구매하거나, 추후에 되팔았을 때의 금전적인 가치를 기대하고 구매하시는 분들도 있다. 또, 미술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관련 강의를 듣고, 미술관도 많이 다니며 누군가 추천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공부하여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도 있다. 작품에 대한 구매가 개인의 심미적인 취향 외에 다양한 목적과 기준에 따른 영역까지 넓혀진 것이다. 그렇게 되니 컬렉터 각자의 다양한 관점들이 작품을 구매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것이 부정적이기보다는 미술시장의 다양성을 펼칠 수 있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Q. 앞으로 어떤 경매를 기획하고, 진행하고자 하는지 듣고 싶다.

A. 미술품 경매사와 동시에 근현대 미술 스페셜리스트의 역할도 하고 있는데, 저평가되어있는 한국의 작가들, 그래서 한국 근대화단에서 아직 발굴되지 않은 작가들을 더 연구하고 싶다. 그래서 저평가 되어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모은 경매를 진행해 그들의 작품이 재조명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추가로 나와 동시대에 함께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경매도 진행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젊은 작가 중 생활이 어렵거나 작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직 갤러리에 소속되지 못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펼치지 못하고 있는 작가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의 작품이 1차 시장인 갤러리나 화랑에서 거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2차 시장에서 경매형식으로 작품이 세상에 소개된다면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Q. 본교의 많은 학우들이 미술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그들에게 조언해줄 말이 있는가?

A. 미술계 안에서도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 어떤 직군이 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어느 영역에서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 그런 고민을 마쳤다면, 학교 안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 밖으로 나가 적극적인 태도로 준비를 해봤으면 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전시 기간에 도슨트 봉사활동도 해보고, 미술 관련 잡지에 리뷰 기사를 투고해 보기도 하며 미술관에서 인턴으로도 활동해봤다. 관련 현장으로 직접 나가보면 자신이 갈 길이 더 명확해질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예술 경영학, 경영학과 같은 학문 이외에도 예술학, 미술이론과 같은 이론적인 공부를 했으면 한다. 이론적인 공부가 짧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할 수 있지만, 추후에 현장에서 미술 전반에 대한 이해와 작품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은빈 기자  eunbin707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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