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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좀 들려줘(네 얘기좀 들어줘)
  • 김도희(경영1) 학우
  • 승인 2017.1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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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봐도 나 자신을 봐도 우리의 어느 부분이 어른인가 싶다. 성인이 되면 정신적으로 성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과 다르지 않은 평범했던 일상생활에 술이 추가되고 대화 주제에 전공 얘기가 추가된 정도만 바뀌는 등 고등학교 때와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나는 변하게 없는데 교통카드 찍는 소리만 두 번 울렸던 게 한 번 울리게 되었다.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어서 그랬을까? 나처럼 다른 사람들이 정해 놓은 정답과 방식에 집중하느라 정작 내부의 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소설 『데미안』(1919년)을 권하고 싶다. 내가 읽은 번역본의 역자가 쓴 소설에 대한 설명을 옮기자면『데미안』은 당시 대문호로 불리던 저자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가 출간한 소설이다. 헤르만 헤세는 작가로서 자신의 소설이 작품성만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 출간했다고 한다. 그의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1919년에 출간된『데미안』은 당시 ‘청년운동의 성경’이라고 불렸다. 그는 서문에서 이 소설과 인생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는데 인물의 설정과 내용 구성의 핵심을 유추할 수 있는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이상적인 인물,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기 힘든 그런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사는, 아주 현실적인 살아 있는 인간의 이야기다.’, ‘저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일 뿐만 아니라, 단 한 사람일 뿐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주목할 만한 존재 그 자체다. 세상의 많은 현상이 오로지 한 번 그곳에서 교차하고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는 것과 같다. 또한, 저마다 살면서 어떻게든 세상에서 뜻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각자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영원하며 숭고한 것이다.’, ‘우리는 같은 심연에서부터 시작된 시도이고 투척이다. 하지만 자신 나름대로 목표를 실천하며 노력한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삶의 의미는 자기 자신만이 판단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이 내가 책을 읽기 전에 미리 보았던 책에 대한 설명이고 이제부터는 내 수준에서 파악한 책의 줄거리와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들을 말해보고자 한다.


책을 직접 읽기 이전에 내용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만한 자세한 묘사는 자제하기로 한다. 세부적인 내용의 의미나 감상은 직접 책을 읽고 얻길 바란다. 책 초반부에서는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의 구분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밝은 세계의 울타리와도 같은 가정에서 지내던 주인공의 일상은 ‘프란츠 크고 머와’라는 어두운 세계의 속한 인물과 충돌하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때 어린아이인 주인공이 겪는 심적인 압박과 행동에 대한 묘사는 섬세하고도 공감할 만한 것이어서 읽는 내내 스스로 과거의 비슷한 기억을 더듬게 해 숨을 막히게 했다. 아무래도 작가가 언급했던 소설 속 인물이 가져야 하는 특성에 대한 인식과 주인공의 이름이 작가와 같은 싱클레어인 점을 고려하면 어린 인물의 감정에 대한 묘사가 공감을 일으킨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프란츠 크고 머와의 문제는 책의 제목이자 중요한 인물인 전학생 데미안에 의해 일단락된다. 그다음 이야기는 사춘기에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변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싱클레어의 혼란과 죄책감을 표현했다. 주인공의 부모도 사춘기 자녀의 죄책감을 덜어줄 수 없는 평범한 부모였기에, 나를 비롯한 또래들이 겪었던 사춘기를 생각하며 주인공을 편견 없이 볼 수 있었다. 방황하던 싱클레어는 이상은 있지만 이를 결코 현실과 일치시킬 수 없는 성인 인물들을 만나며 내적 성장을 겪는다. 책 후반부는 싱클레어가 다시 데미안과 만나며 자신의 운명을 찾아가는 우연적이고도 몽환적인 전개를 이어가며 끝난다. 이 책은 길고 답답한 터널을 지나 세상 속에서 자기 안의 운명을 마주 보려는 인물의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무언가가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을 받아 스스로 싱클레어가 된 기분이었다. 책 후반부부터 머릿속을 가득 채운 의문점은 ‘데미안을 작중 실재하는 인물로 표현한 것인가’이다. 데미안의 실존은 프란츠 크고 머와의 이야기까지였을까 아니면 데미안은 처음부터 완전히 마음속의 이상적 인물이었을까? 데미안의 존재가 무엇이건 이 책을 나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고 있는 최근에 와서 읽은 것이 다행이라고 느꼈다. 책을 읽기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내 인생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고 그 고민은 이 책과 만나 공명을 일으켰다. 이 책은 내가 직접 읽기 전 나의 룸메이트의 첫인상 일부였다. 자기 마음속에는 데미안이 살고 있다는 작중인물을 책을 읽은 뒤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데미안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고, 이마에는 카인의 표식을 갖은 채로 만나자는 나의 말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김도희(경영1)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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