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필자도 이미 1차 접종을 마쳤고,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빨리 백신을 맞고 집단 면역을 형성하여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백신 접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그러나 뉴스에 부작용 사례가 보도되며 주변에서도 혹시 나에게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건강을 아주 끔찍이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싶겠지만, 오히려 술을 좋아하고 담배도 피우는 친구들이 이상하게 백신을 무서워한다. 이미 자기가 깎
최근 MBTI 열풍이 불고 있다. 그저 성격 테스트 중 하나에 불과한 MBTI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는 ‘나’가 어떤 존재인지 간단히 규정시켜 주기 때문일 수도 있고, MBTI가 몰랐던 나의 능력을 찾아주며 나아가 같은 성향인 사람들과 공감하고 자신감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 이유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 실제로 MBTI는 사회에 막 나온 우리가 나를 둘러싼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해 작은 부분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나 자신과 인간관계에 대한 쉬운 틀을 만들어 준다. 이 테스트를 통해 우리는 기존의 나를 부정
이청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병신과 머저리』는 1966년 에 실리면서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이 발표된 시기인 60년대는 충격의 시대였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저항한 4.19 혁명이 일어났고, 그 결과 이승만은 하야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이전 정부를 국민의 힘으로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자 많은 사람이 새 시대에 큰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새로 설립된 제2공화국의 장면 총리는 이전의 시대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한 실망감 속에서 1961년 5월 16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무적함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혹자는 이를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닌가 할 것이고, 혹자는 이를 과거 스페인의 해군, ‘아르마다’가 아닌가 할 것이다. 물론 모두 맞는 말이지만, 이 글에서는 후자에 해당하는 아르마다가 무적함대라는 명예로운 이명에 흠집을 낸 사건인 칼레 해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해전의 또 다른 주인공인 영국에 끼친 영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칼레 해전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당시의 시대 배경에 대해 알아야 한다. 1492년, 이탈리아 출신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
미국의 영화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1935~)은 독서와 관련한 재밌는 일화를 남긴 적이 있다. 그는 속독법에 관심을 가져 속독법을 배웠다고 한다. 이후 그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었는데, 전쟁과 평화는 국내 판본들을 기준으로 2천 페이지가 넘어가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며 등장인물만 500명이 넘어가는 무시무시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무시무시한 책을 우디 앨런은 속독법으로 정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고 나서 누군가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무엇을 배웠나요, 미스터 앨런?” 그리고 우디 앨런은 답했
“○○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표어가 어느 광고의 문구였는지, 혹은 어느 영화의 대사거나 어느 인물의 명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대상을 치켜세우는 데에 있어 파괴력 있는 문장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문장의 주어가 되는 대상들에는 한 가지 예상 밖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 대상들이 귀엽다는 것이다.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들, 연예인이나 만화 캐릭터, 심지어는 누군가의 낙서까지. 이들이 오늘도 세상을 구하기 위해 활약하고 있다는 문장을 읽을 때마다 마치 우리가 귀여운 것들을 칭송하고 있는 것같이 느껴지
『프랑켄슈타인』(1818)은 메리 셸리의 작품으로 최초의 SF 소설이다. 작중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오랜 연구 끝에 생명의 근원이 되는 불꽃을 발견하고, 시체 잔해를 모아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생명체는 인간 세상에서 멸시받고 인간에게 적대적으로 변한다. 그 생명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괴물 ‘프랑켄슈타인’이다. 흔히 사람들은 프랑켄슈타인을 괴물의 이름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괴물을 창조한 과학자의 이름일 뿐 괴물에게는 이름이 없다. 괴물의 이름이 없다는 점,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라는 점은 매우 흥미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은 그 존재와 공유하던 추억을 더욱 상기시킨다. 그러한 공백은 우리의 마음에 때론 공허함을 만들어 평범했던 일상을 흔들기도 한다. 최근 14년 동안 키운 나의 소중한 반려견 ‘만나’는 우리 가족을 떠나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반려견 만나가 죽은 후, 나는 큰 충격에 빠져 며칠 동안 할 일도 미룬 채 누워만 있는 무기력한 일상을 반복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너무나 건강하고 활발한 아이였는데,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결국 나의 곁을 떠나게 된 만나. 그는 내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나를 항상 반겨주고 잠
지난 10월 25일(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사망했다. 이건희 회장은 누구나 그렇듯 공(功)과 과(過)가 있는 사람이다. 이 회장은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일으킨 공을 세웠지만, 한국 사회에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한 과도 남겼다. 사업장에 기초적인 안전설비조차 마련하지 않아 수많은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가면서도 그 책임은 교묘히 피해 간 사실도,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이곳저곳 로비를 하며 국민연금이 모든 주주와 국민에게 손해가 되는 결정을 하게끔 한 사실도 분명한 과일 것이다.10월 25일(일) 하루 동안 TV를 보며,
깊은 동굴이 있다. 사방이 어두컴컴한, 이따금 종유석 끝에 고인 물이 떨어지는 소리만이 들리는 아주 깊은 동굴. 『마이 시스터즈 키퍼』(2004) 속 안나는 그 동굴을 걸어가고 있었다. 세상 모든 사람은 10대에 접어들면서 스스로 이 동굴로 접어든다. 어두운 동굴을 지나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고민하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만들어간다. 즉, 이 동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나치는 ‘자기 탐구의 시간’이다. 사람들은 모두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고집하거나,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한
맞춤형 노래, 맞춤형 쇼핑, 맞춤형 웹툰, 맞춤형…….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맞춤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잠깐이라도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모니터 너머의 누군가가 놀라울 정도로 나의 취향에 꼭 맞는 맞춤형 무언가를 추천해준다. 마치 내 마음속에라도 들어갔다 나온 듯 내가 좋아할 만한 노래, 사고 싶어 할 만한 쇼핑 리스트, 보고 싶어 할 만한 작품 목록들이 너무나 간단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덕분에 우리는 시간을 들여 새로운 무언가를 찾을 필요가 없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추천해주는 맞춤형 목록만 살피면
누구나 한 번쯤 F.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의 소설『위대한 개츠비』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20세기 초반 미국 문학의 정수로 꼽히며, 당시 미국 사회의 빛과 어둠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도 이 책은 전 세계 학생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평론가들과 독자들이 소설에 대한 많은 해석과 평가를 이미 내놓았지만, 위 소설을 읽고 느낀 점, 나아가 소설 『위대한 개츠비』와 같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책을 읽은 후, 가장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