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동글하고 새빨간 사과. 사과를 좋아하는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구매한 과일은 ‘사과’이다. 과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과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사과는 아주 옛날부터 우리 일상 속 한 부분으로 존재해 왔다. 집에 손님이 왔을 때 깎아주기도 하고, 제사상에 올리기도 한다. 가장 흔한 잼이 사과잼이고 그림을 처음 배울 때 사과를 그리기도 한다. 동화 속 백설 공주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쓰러졌으며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황금 사과의 주인이 세 명의 여신 중 누가 돼야 할지 골똘히 고
인간과 금수(禽獸)를 구분 짓는 것은 무엇일까. 먹고 자는 본능적인 행위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인간과 금수의 차이는 자아(이하 에고)의 유무에 있다. 에고가 없는 금수는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아 슬퍼하지도, 자기 계발을 도모하지도 않는다. 그저 본능에 맞춰 살아갈 뿐. 반면, 인간의 삶은 곧 에고를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걸 어미에게 의탁했던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에고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변화의 결과가 곧 세상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또한, 에고의 변화는 너무나 격동적이고 개인적이기 때문
‘나는 누구인가?’ 개인의 자아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중요하지만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하물며 ‘중남미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라는 민족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민족주의’, ‘문화적 민족주의’ 등과 같이 학자들이 제시하는 이론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키워드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자세한 역사, 정치, 문화적으로 적합한 문맥적 이해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정체성을 ‘본질적인 면에서 다른 것들과 구분되는 것’이라 정의한다면 역사와 문화는 중남미 정체성을 구성하는 과정을 차지하며 정체성을 구성
작가 윤미란(1948~)은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각각 1971년, 1982년에 졸업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에서의 수학 후 홍익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윤미란은 1980년대부터 단색화 작업을 시작한다. 그는 1985년 , 1986년 등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간다. 하지만 윤미란은 동시대에 활동한 다른 단색화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주목 받는다. 이는 추상미술계에서의 여성 화가 연구가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는 한지와
에선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아스타나(阿斯塔那) 고분 출토품을 통해 *투루판 지역의 독특한 장례문화를 엿볼 수 있다. 해당 지역 지배 계층의 공동묘지인 아스타나 고분은 중국 신장 자치구 투루판시에서 동남쪽으로 35km 떨어진 곳으로, 투루판의 옛 도읍인 고창고성 부근에 있다. 그곳에서 3세기경부터 8세기 후반까지 만들어진 400기 이상의 무덤들이 발견됐다. 그 출토품 중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85점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전시에서 처음 만날 수 있는 왼쪽 벽에는 명기(名器)들과 나무 받침
기구하다. 어느 인간의 삶이 이토록 기구할 수 있는가? 『김약국의 딸들』(1962)을 읽는 내내 기자의 머릿속을 지배한 감정은 연민을 뛰어 넘은 불편함이었다. 6장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인 작가 박경리(1926~2008)의 『김약국의 딸들』 ‘김약국’과 그의 다섯 딸 '용숙', '용빈', '용란', '용옥', '용혜'의 하루하루를 그려 다분히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행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의 일생은 어떤 의미로 ‘판타지’였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그 가족의 이야기에 기자는 자꾸만
우리는 신원확인을 위해, 혹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남긴다. 여권 사진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갱신해야 하는 것처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의 외관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래서 다신 돌아오지 않을 순간의 모습을 그대로 남긴다는 건 때론 일기보다 대단한 역사적 기록이 된다. 요즘은 기술의 발전 덕에 사진을 통해 일상을, 또 순간을 쉽게 기록할 수 있는 세상이 됐고, 사람들이 자신과 주변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충족시키기가 쉬워졌다. 본 기사에서는 그런 모습들을 살펴보기 위해 사람들이 자신의 외면을 기록하는
깊은 병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그 끝까지 가는 과정도 고통의 연속이다. 오랜 투병 생활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같은 주변인 모두를 지치게 한다. 하지만 그런데도 삶은 이어지며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다음 소개할 세 가지 영화는 관객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병이라는 인생의 고난을 겪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살아간다. 그들의 인생을 담은 세 영화, (2018), (2004),
고려시대 차(茶) 문화는 지배계층을 중심으로 생성되었고 이후 고려 독자적인 음다풍속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당시 차 문화는 찻잎과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다구(茶具),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그 중 다구는 은은한 푸른빛을 띄는 청자가 주를 이룬다. 이번에 살펴볼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의 기형인 완(碗)은 입지름이 넓고 바닥으로 내려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으로 바닥에는 굽이 둘러져 있다. 차(茶)를 마시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차를 따라 마시는 잔(盞)은 문양이 잔 바깥쪽에 시문되어 있는
마지막으로 그림책을 본 적이 언제인가. 그림이 있는 책 말고 진짜 그림책 말이다. 줄거리나 이야기가 메인이고, 그림은 보조 수단인 그런 그림책 말고, 그림이 당당히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진짜 그림책 말이다. 문자만 편식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문자 하나 없이 오직 그림으로만 가득 찬 책을 뒤적이고 그 안에서 여백과 상상을 곱씹어 보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그림책은 목적지 없이 시작한 뒤죽박죽의 여정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의외의 발견을 선물하기 때문이다.『하루거리』를 추천하는 이유도 그림을 통한 다양한 상상의 세계로의 여행을
대화는 일상을 돌아가게 하는 동력이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둘 이상의 실체 간 상호 작용이다. 한쪽이 발화 또는 침묵하면 다른 한쪽 역시 발화 또는 침묵한다. 그리고 이는 계속 반복된다. 그렇기에 인간은 대화로 살아가며, 일상이기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이따금 우연적 순간을 맞이하고 삶의 작은 부분이 바뀌곤 한다. 누군가 “납득이 안 가니 예를 들어봐라.”라고 요구한다면 기자는 하마구치 류스케(はまくちりゅうすけ, 1978~)의 작품을 권하겠다. 대화의 양태 자체를 담아낼 줄 알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영화계의 아이돌이라 할
제주 4·3사건이 올해로 75주년을 마주했다. 1948년, 독립 후 민주화를 꿈꿨던 대한민국은 모순되게도 전혀 민주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하나의 비극을 낳았다. 현재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대표 휴양지이지만, 불과 75년 전만 해도 3만 명 이상이 이유도 없이 죽임을 당한 섬이었다. 이번 전시는 박경훈(1962~) 작가의 개인전으로 그는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 운동 등에 참여한 문화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를 통하여 제주 4·3사건의 지워졌던 역사를 들추고 당시 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