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깬다. 방 안이 환하다. 손을 뻗어 휴대 전화를 찾는다. 몇 분을 누워 있다가 씻고, 밥을 먹고, 옷을 입고 기숙사 밖으로 나선다. 똑같은 수업을 듣고 똑같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렇게 하루를 끝낸 뒤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우리의 일상은 ‘해야 하는 것’들로 둘러싸인 방 안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흘러간다. 반복되는 ‘해야 하는 것’들을 처리하며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권태감을 느낀다. 나는 무얼 위해 살아가는 것인가. 지친 사람들은 인생의 의미와 삶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올해 여름의
‘문화’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면, 학문 분야의 인류학에서는 사회 전반의 기술, 예술, 관습, 양식 등으로 분류하여 보다 광범위한 것들을 포괄적 개념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현실적인 개념에서의 ‘문화’란 음악, 영화, 뮤지컬, 연극, 미술, 문학과 같은 예술분야로 세분되면서 비로소 체감할 수 있다. 2022년 상반기 기준, *문화예술 콘텐츠의 범위는 12개 영역인 △영화, △음악 △만화 △캐릭터 △콘텐츠솔루션 △방송 △지식정보 △ 게임 △출판 △애니메이션 △광고 등으로 분류된다. 위 산업통계분류 체계를 분석해
열정의 사전적 정의란 ‘감정 중 하나로, 어떤 일에 대해 열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인간에게는 감정이 존재하는데, 열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것에 열정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열정은 어떠한 일을 성취하는 데 도움을 줄뿐더러 삶의 목적을 이뤄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질문을 하겠다. 당신은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염원하며, 뚝심 있게 열정을 가지며 임해본 적이 있는가?공교롭게도, 기자는 무인가를 진심으로 끈기 있게 진행해 본 기억이 없다. 이를 기자만의 언어로 말하자면
새벽 3시 10분. 이제는 그다지 늦었다고 생각되지 않는 시간에 기자의 이름만을 달랑 남겨놓은 빈 페이지를 노려보고 있다. 뚫어져라 쳐다본다고 해서 기사가 써지는 것도 아닌데, 과도하게 섭취한 카페인은 사고를 잠시 멈춘 채 멍하니 빈 화면만 바라보게 만든다. 특히, 본 칼럼은 기자의 퇴사 전 마지막 기사라는 특수성까지 갖추고 있어 더욱이 한 글자 한 글자 이어 나가기가 버겁다. 자칫하면 ‘힘들었다. 하지만 뿌듯했다. 홍대신문 안녕!’하는 초등학생 그림일기가 될 것 같고, 여차하면 ‘나 힘들었던 것 좀 알아주세요!’하는 진부한 호소문
새로운 한 학기의 다짐을 생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조금은 덥게 느껴지는 새벽에 이번 학기 마지막 달콤쌉싸름을 작성하고 있다. 이번 글은 편집국장의 논평이라기보단 수기에 좀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한 학기를 끝내는 만큼 이번 한 번쯤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 대신 기자 개인의 생각을 글로 풀어보고 싶었다. 둘 다 그다지 밝은 편이 아닌 건 마찬가지겠지만. 애니메이션 영화(2006)의 주인공 마코토는 친구 치아키가 미래로 돌아감에 따라 이별을 겪어야만 한다. 영화의 절정부, 노을이
신문을 읽어본 것이 몇 년 만이던가. 최근에는 TV나 유튜브(YouTube) 같은 매체를 통해서 사회의 소식과 이슈들을 접해온 것이 대부분인데, 『홍대신문』의 독자평을 부탁받고서는 오랜만에 종이로 된 신문을 펼쳤다. 신문의 서평이라니 막막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신문이라는 이미지 자체가 딱딱한 느낌을 준다고 느껴왔던 필자는 『홍대신문』을 읽기까지 많은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읽게 된 『홍대신문』은 기자들의 친절함과 세심함이 담겨있는 글들로 이뤄져 있어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2면에 나와 있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코로나바이러스와 인간은 공존을 택했다. 하지만 이 두 요소의 공존 이전에 수많은 분열이 사회를 휩쓸었다. 사회 내에 존재하고 있지만, 일원이 되지 못하는 ‘비가시적 빈민’들의 삶이 코로나19를 통해 드러났다. 그들은 이전까지 내가 볼 수 없었던, 보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상적 삶 속에서 끊임없이 주변화되는 존재다. 한국의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폐쇄 병동에서 발생한 점과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밖에 없던 청도병원 시설 낙후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사회로부터의 고립이라는 그들의 진짜 적과, 그들 ‘무리’가 맺는 관계의 성격을 생각
본교 동물보호 중앙동아리 멍냥부리에 관한 이야기를 회장 이은빈(신소재3) 학우에게 들어보았다. Q. 멍냥부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A. 멍냥부리는 캠퍼스 안에서 사람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지향하는 학생들이 모인 본교 사회분과 소속 동물보호 중앙동아리입니다. 지난 2017년 겨울, 공과대학 건물 앞 수풀 한 편에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새끼 고양이들이 추운 날을 버티지 못할까 염려한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 따뜻한 집을 만들어 줬고, 무사히 봄 하늘을 본 고양이들은 지금 ‘케냥이’라고 불리는 제1공학관(K동) 마스코트
본교 중앙동아리 ‘미사랑’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장 양종현(국어교육2) 학우를 만나보았다. Q. 본교 미술동아리 미사랑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A. 안녕하세요. 홍익대학교 유일 순수미술 중앙동아리 미사랑입니다. 미술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다른 학과의 선후배 및 동기와 교류할 수 있는 장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더라도 가입이 가능하며, 2023년 1학기 기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정기활동으로 전시회 관람 및 다양한 활동도 진행 중입니다. Q. 미술을 하려면
『홍대신문』을 읽고 서평을 적어달라는 부탁을 받아 꽤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평소에도 종종 문학을 읽고 짧게 독후감을 남기긴 하지만 신문을 읽고 생각을 정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마도 요즘 세대에게 종이 신문이란 고기를 굽기 전 식탁에 까는 일회용 테이블 매트 정도의 존재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꽤 많은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종이 신문을 읽어본 것은 벌써 몇 년 전 이야기다. 최근 접한 인터넷 신문의 기사들은 대부분 양산형으로 쏟아내는 단순한 사실 전달을 목적으로 한 기사였기 때문에 『홍대 신문』도 비슷할 거라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죽음은 피할 수 없으며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죽음을 자유와 해방이라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죽음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에 압도되곤 한다. 죽음에 대한 초연함보다는 생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인간의 본능과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랜 기간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죽는 순간 고통은 없는 것인지, 죽고 난 이후 우리의 존재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일본의 문학을 접하고 나서 더 심화됐다. 이유는 일본 문학에서 자살이 꽤 빈번하게 등
여름이 온다. 지난 5월 6일(토), 입하(立夏)가 지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 내리쬐는 뜨거운 열기는 그나마 남아있던 봄기운마저 모두 가셨음을 알리고 있다. 온도 변화에 알레르기가 있는 기자는 누군가 창문을 열어 바깥의 찬바람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귀신같이 재채기를 터트린다. 그런 기자에게 에어컨이 틀어져 추운 실내와 30℃를 넘나드는 실외가 공존하는 여름은 지옥과도 같은 계절이다. 비단 알레르기뿐만이 아니다. 한 해의 반 가까이가 어느새 지나가 버리고, 뜨거운 열기가 어깨를 짓누르는 여름은 기자가 여태껏 무엇 하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