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금)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인터넷신문 윤리의식 조사·연구 발표세미나’가 진행됐다. 본 세미나에서는 저널리즘 윤리의식에 관한 주제발표가 진행됐으며 인터넷신문 종사자와 일반이용자 사이의 인식 차이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터넷신문의 신뢰도, 역할 수행 정도 등에 관한 인식 발표를 들으며 기자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남았다. ‘나는 지금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신문을 만들고 있는가, 어떤 소임을 수행하는 신문이 되길 바라는가.’기자가 신문사에 들어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글을 잘 쓰고 싶었다. 글보다 말이 더 편한
신문 발간일 기준,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다가오자 뉴스의 헤드는 이와 관련된 소식이 됐다. 우리는 주변에서 후보자의 발언과 행동을 비교하며 정당을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자를 추천하거나 경쟁 구도에 있는 상대 후보자를 은근하게 비난하는 발언으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낸다. 선거 유세를 위해 후보자와 관계자는 길거리로 나가 유권자를 만나 후보자와 정당의 비전을 전한다. 후보자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노래는 거리 곳곳에서 들린다
기자의 고향은 어디서든 바다가 보이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곳이다. 바다와 아주 가까운 곳에 살았던 기자는 어릴 적부터 바다에 친밀감을 가졌다. 기자는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도, 주섬주섬 양말을 벗어 찰박찰박한 바다에 발을 담기도 했다. 바다는 기자에게 고요한 저녁에 시원한 파도 소리로 위로를 주기도 했지만, 끝없이 펼쳐진 모습에 압도감을 주기도 했다. 내가 발을 내딛고 살아가는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는 내 마음대로 몸을 움직이지도,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다
3월을 마주한 캠퍼스는 아직은 매서운 바람을 품고 있지만 새학기의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하다. 지난 2월 22일(목)에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선배들이 본교로부터 발걸음을 옮겼고 23일(금)에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러 후배들이 본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작과 설렘, 긴장과 걱정으로 가득 찬 3월에는 새로운 만남과 경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마치 퇴근하여 양손에 치킨을 가득 사 들고 귀가하시는 아버지를 기다리던 마음을 품게 만든다. 이처럼 3월이 주는 수많은 선물이 있지만 그중에 최고는 3월 첫날이 빨간날이라는 사실이다. 문득 궁
‘학생 자치의 위기’. 이젠 너무나도 익숙한 말이다. 해마다 진행하는 총선거에 막상 후보가 없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고, 단선으로 출마한 후보는 이젠 익숙하다. 어쩌다 여러 선거운동본부가 출마해 경선을 치러야 하면 오히려 당황스럽다. 지난 22일(수) 오전 8시부터 23일(목) 오후 7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4 단결 홍익 총선거에는 총학생회와 총동아리연합회 후보가 없다. 몇몇 단과대학도 마찬가지다. 재선거 이후에도 이대로라면 내년 1학기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중앙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총 15단위 중 7단위가 비상
지난 13일(월), 박민 한국방송(KBS) 신임 사장이 취임한 이후 KBS는 모든 언론의 이목이 쏠린 언론사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전 정부 시기 임명된 김의철 전 사장을 방만 경영 등의 이유로 해임하고 박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었지만, 대통령은 이를 재가해 결국 사장으로 취임할 수 있게 됐다. 그런 박 사장의 취임 후 첫 행보는 다름 아닌 ‘대국민 사과문 발표’였다. 사과문에서 그는 “공정성을 훼손하고 국민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정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fallacy of hasty generalization)는 우리에게 꽤 익숙한 개념이다. 제일 대표적인 예시는 장님들이 코끼리의 각 신체 부위를 만지고 이것은 말뚝이네 밧줄이네 하며 싸웠다는 이야기다. 무언가 또는 누군가에 대해 전부 알지 못하면서 판단하는 일은 너무나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소설 속 갈등 상황에서도 성급한 일반화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 속 주인공 다아시와 리지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오만해진 남자와 편견을 가진
본래부터 그리 넘치는 편은 아니었지만, 기자는 요즘 뉴스 탭을 켤 때마다 인류애가 사라지는 기분을 느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화를 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온갖 부조리와 악은 분노를 넘어 무력감을 선사한다. 그러다보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날 지경에 도달한다. 여러 사람의 인격을 짓밟은 잔혹한 범죄에 비해 솜방망이인 처벌이라던가,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닌 본인을 위한 정부라던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선의로 포장한 채 지옥 같은 풍경이 펼쳐져도 모르는 척하는 내용의 기사는 하루에도 수천 개씩 쏟아져 나온다. 기자는 이 기
최근 정치권은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시끄럽다. 내년 총선 전 마지막 선거인만큼, 기초지자체 보궐선거임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단식이 끝나자마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전국 선거다.”라고 발언했을 정도다. 이목이 쏠리고 있는 선거인만큼, 각 당 대표와 중견 정치인들까지 나설 정도로 정당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김태우 후보는 서울시장과 내각 장관들, 윤 대통령과 빠르게 소통해 힘 있는 구청장이 될 것이다.”라며 일 처리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영화 (2008)에 등장하는 악당 ‘조커’ 하면 떠오르는 명대사 한마디가 있다. 자신을 잡아 오는데 현상금을 건 다른 범죄조직에 시체로 위장해 잠입한 그는, 조직 우두머리의 입에 칼을 넣고 얼굴의 흉터가 왜 생겼는지 연극 배우 마냥 이야기한다. 매일 술에 취해 가정폭력을 저지르던 아버지가 어머니를 식칼로 찌른 뒤 “왜 그렇게 심각해? 그 얼굴에 웃음을 그려보자. (Why so serious? Let’s put a smile on that face.)”라고 말하며 자기 얼굴을 이렇게 만들었다
서울·세종 캠퍼스에서 약 4일에 걸친 대동제가 막을 내렸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가수가 초청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오전부터 입장 줄을 섰고, 다른 누군가는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연 연습에 매진했다. 또다른 누군가는 부스와 주점 운영을 위해 수업까지 결석하며 일했고, 그런 사람들을 감독하고 축제 운영을 지휘하느라 캠퍼스를 동분서주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축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자신은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채 연신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기 바빴던 사람도 있다.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청춘(靑春)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
9월 7일(목), BBC는 이라크 출신의 여성 유튜버 ‘티바 알 알리(Tiba al-Ali)’가 지난 1월 고향을 방문했다가 아버지에게 목이 졸려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티바는 학업을 위해 튀르키예로 건너 갔지만 그곳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향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티바가 튀르키예로 가는 것부터 반대했으며, 유튜브 활동은 물론 약혼자와의 동거 또한 싫어했다. 이라크 법원은 ‘사전에 계획된’ 살인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티바의 아버지에게 고작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티바는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
영화 (2023) 는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 한복판인 로스앨러모스(Los Alamos)에서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한다. 영화의 주인공인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J. Robert Oppenheimer, 1904~1967)는 이런 과학자들의 리더이자 대표자다. 전쟁을 끝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연구를 진행하던 어느 날, 정기회의에 오펜하이머의 동료 물리학자 에드워드 텔러(Edward Teller, 1908~2003)가 자신
새로운 한 학기의 다짐을 생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조금은 덥게 느껴지는 새벽에 이번 학기 마지막 달콤쌉싸름을 작성하고 있다. 이번 글은 편집국장의 논평이라기보단 수기에 좀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한 학기를 끝내는 만큼 이번 한 번쯤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 대신 기자 개인의 생각을 글로 풀어보고 싶었다. 둘 다 그다지 밝은 편이 아닌 건 마찬가지겠지만. 애니메이션 영화(2006)의 주인공 마코토는 친구 치아키가 미래로 돌아감에 따라 이별을 겪어야만 한다. 영화의 절정부, 노을이
어린 시절 다들 한 번쯤 보석 반지 사탕을 손가락에 끼워봤을 것이다. 열기로 녹아버린 사탕이 침과 섞여 손가락에 다 들러붙어도, 모두가 꿈꾸는 비싼 다이아몬드 반지가 아닌 흔한 반지 모양 사탕이어도 마냥 즐겁기만 했던 초여름의 어느 날. 기자는 이상하게도 그 순간을 뇌리에서 지울 수 없다. 그날 무엇을 했는지, 누구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느껴졌던 것들은 눈을 감으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상한 것은 그 순간의 기자가 ‘난 이거면 충분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대체 어떤 점이 만족스러워서 그런 생각을
SF 소설『메이즈 러너』의 주인공 토마스, 뉴트, 민호를 비롯한 아이들은 기억을 잃은 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 속 ‘글레이드’에 갇힌다. 자신의 이름을 제외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그들은 자신들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며 살아가 보려 한다. 하지만 글레이드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미로에서 탈출한 그 이후인『스코치 트라이얼』과『데스 큐어』에서도 주인공들은 생존을 위해선, 친구를 구하기 위해선, 자신들의 기억을 지우고 미로에 감금하고 친구들을 죽인 ‘위키드’를
프랑스 작가 생 텍쥐페리(Antoine-Marie-Roger de Saint-Exupéry, 1900~1944)의 『야간비행』은 남아메리카에서 우편 수송을 위해 야간비행이 시작된 초창기를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로, 작가 본인이 아르헨티나 항공에 근무하던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썼다. 각각 칠레, 파라과이, 파타고니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오는 세 대의 우편기 중 파타고니아에서 출발한 조종사 파비앙은 거대한 태풍에 말려든다. 그는 무전 교신도 끊긴 채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고 추락할 위기에 처한다. 파비앙은 태풍 위로 솟아올라 간신히
‘평균으로의 회귀(Regression to the Mean)’란 극단적인 변수는 결국 평균에 가까워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뜻의 통계학 용어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모든 것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되어있다는 의미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 1822~1911)은 서로 다른 무게의 콩 종자들을 모아 동일한 환경에서 길렀고, 자식 세대 콩들의 무게를 비교해보니 *분산은 모두 거의 비슷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골턴은 아버지와 아들의 키를 조사해보기도 했는데, 이 조사 결과 또한 앞의 콩 실험과 마찬가지로
벚꽃이 평소보다 일찍 만개했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처럼 4월 중순 중간고사 시기에서야 피던 꽃이, 기자의 생일인 3월 말에 목련과 함께 피었다. 이는 1924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빠른 개화다. 벚꽃 축제로 유명한 서울 여의도 윤중로 일부는 이미 꽃이 피었다 지고 있다고 한다. 만개한 꽃은 때와 상관없이 아름답지만, 기자는 마냥 그 모습을 즐길 수가 없었다. 꽃이 피고짐을 거듭하는 동안, 지구라는 터전은 점점 망가져간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0일(월)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세상은 단순히 흑과 백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그 사이 무수히 많은 회색이 있다는 것쯤은 다들 알 것이다. 둘 중 어느 색이 더 많이 섞였냐에 따라 짙은 회색이 되기도 하고, 흰색과 다를 바 없는 회색이 되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명도’ 개념에서는 흰색이 많이 들어갈수록 고명도, 검정이 많이 들어갈수록 저명도라고 칭한다. 본지 지면 종이 색은 검정색과 흰색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회색이다. 기자들의 명함도 종이색과 거의 유사하다. 그리고 홈페이지 메인으로 사용되는 색은 ‘Pantone Cool Gray 10 C’라고 이름 붙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