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기행(紀行)은 기차 위에서 시작한다. 햇빛 한 줄기 없는 우중충한 날씨와 함께 수도권 전철 3호선 열차를 탔다.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 (1997)의 촬영지에 다녀오기 위해서다. 수도권 전철 3호선의 일산선은 일산과 서울을 이어주는 몇 안 되는 지하철 노선으로, 일산이 1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1996년 노선이 확충됐다. 일산신도시가 개발되기 시작한 이 때가 의 시대적 배경이다. 영화는 군대에서 막 전역한 26살 청년 ‘막동’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변해버린 고향에 적응하려 애쓰는 청년을 비춘다. 그중에서
비가 내리는 날 혹은 장마철이면 음원 차트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곡들이 있다. 에픽하이(Epik High)와 윤하의 , 헤이즈(Heize)의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리고 단연 ‘비’하면 생각나는 노래로는 영화 (2006) 속 럼블 피쉬(Rumble Fish)의 도 있을 것이다. 전설적인 밴드 부활의 도 비와 관련된 명곡으로 꼽힌다. 장마철 폭우로 경기가 취소된 야구장에서는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이라는 김현식의 이 흘러나오기도
(1995~1996)부터 (1997)까지 이어지는 에반게리온 시리즈는 방영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매일 새롭게 재창조되고 있다. 난해한 줄거리와 복잡한 설정, 이에 따른 다양한 해석은 여전히 마니아들에게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감독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1960~)는 최근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의 마지막 편을 공개하며 에반게리온 관련 작
문신(文信, 1923-1995)은 일본, 한국,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한 화가이자 조각가이다. 월경(越境)과 함께 다양한 형식과 매체, 사조를 경험하며 이를 체득한 문신은 점차 자신만의 시메트리(symmetry) 구조의 추상 형태를 구축하였다. 문신은 좌우균제의 독자적인 방법론과 더불어 기본적인 조형 요소인 원과 선의 미묘한 차이로 드러나는 생명과 자연, 우주에 대한 사유를 탐구하였다.문신은 일본에서 이주노동자인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마산에서 유년 시절을 지냈다. 이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1938년 동경
“일의 철학이 있는 사람은 일에서도 행복을 찾는다.”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이고, 임시직의 비율이 높아 일자리의 질 또한 좋지 않다. 하지만 30%에 달하는 신입 사원들은 1년 안에 일을 그만두고 있다.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1년 안에 그만두고 나오는 사람이 많은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 퇴직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가치와 조직의 가치 간 차이가 큰 것과 개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주된 이유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중 7
편지는 가장 보편적인 글쓰기 형태 중의 하나로, 초보적인 수준의 어휘력과 문장력을 가진 사람도 쉽게 쓸 수 있는 글이다. 따라서 편지의 역사는 문자 보급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한글 창제 이전의 우리나라에서는 한자가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유일한 문자였다. 그런데 한자는 각 글자가 고유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표의문자(表意文字)로서 짧은 시간 안에 익히기가 어려웠으며, 한자를 활용한 한문 또한 사서삼경(四書三經)은 물론 문사철(文史哲)의 중국 고전을 섭렵하며 익혀야 했기에 유한(有閑) 계층이 아니고서는 쉽게 배을 수 없었다.
지난 6월부터 틱톡(Tik Tok)과 유튜브(Youtube)를 비롯한 각종 SNS를 뜨겁게 달군 ‘챌린지’가 있다. 바로 ‘최애의 아이’ 챌린지이다. 일본 유명 밴드 요아소비(YOASOBI)가 부른 애니메이션 의 주제가 의 댄스 챌린지로, 유명 아이돌부터 유튜버, 인기 틱톡커까지 누구라 할 것 없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단순 댄스 챌린지 외에도 아이돌 멤버가 직접 곡을 커버하는 등 해당 노래는 한동안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다. 챌린지를 주도하는 유명 아이돌의 히트곡도 아니고, 갑자기
지난 2020년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진 말이 있다. 바로 ‘갓생’이라는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갓생은 갓(God·신)과 인생(人生)을 합한 신조어로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열심히 살아내는 삶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또 갓생에서 파생된 ‘갓생 살기’는 특정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일상을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기자들은 지난 11월 2일(수)부터 8일(수)까지 ‘갓생 살기’라는 목표 하에 ‘하루 세 끼 챌린지’를 직접 체험했다. 메신저를 통해 일주일 간 각자의 식단을 공유한 뒤 소감을 나눠봤다.
‘병맛’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아는가? 말도 안 되고 이상하지만, 웃음이 나게 하는 콘텐츠를 일컫는 말이다. 평소에 들을 땐 자연스러웠던 곡들을 조합해, 기존 곡의 앨범 재킷 사진으로 이미지까지 ‘병맛’ 그 자체로 만드는 사람을 소개한다. ‘요한 일렉트릭 바흐(Johann Electric Bach, J.E.B)’라는 괴상하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활동명처럼, 그의 세계는 별나지만 다채로웠다. Q. 지난 2012년 KBS에서 방영한 1차 예선에 제출한 가 대중에게 알려져 데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능 바람 분다.”11월이 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쯤, 기자는 이런 표현으로 계절의 변화를 말하곤 한다. 수능을 치른지 3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수능이란 어째서인지 매년 이맘때쯤 기자의 피부를 뚫고 들어오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너무 더웠던 지난 10월 말, 11월 초에는 왜 수능 바람이 안 부나 했는데 며칠 전부터 어김없이 추워졌다. 목도리 없이는 돌아다닐 수 없고 주눅 든 사람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걷는 그 계절이 와 버린 것이다. 그렇다. 수능이 다가온 것이다. 2023년에도 어김없이 수능은 치러진다. 그리고 지금,
끝이 있다는 건 상당한 위로다. 모든 것에 끝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마냥 슬프거나 아쉬운 일이 아니란 뜻이다. 좋은 일에 끝이 있다는 건 그 순간을 더 열정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하며, 괴로운 순간에 빠져있을 때도 언젠가 끝이 온다는 사실에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다. 끝은 단순히 슬픈 게 아니다. 커다란 위로이자 버팀목,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침표이다.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2년 간의 기자 생활이 곧 끝맺어진다. 이번 호를 발간하고 나면 기자에게는 총 2번의 마감만이 남는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난 것 같진 않았는데 어느새
우리는 지금 혼란하고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전 인류를 빠른 속도로 초연결사회로 만들었고,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가 되었다. 이렇게까지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기 전에는 개개인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자신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면서 원하는 것을 성취하였다. 스스로 나아갈 속도와 방향을 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공동체 안에서는 낙오자나 이탈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속도와 크기로 무장한 신(新)공동체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우릴 어디로 데려가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은 채 우리를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