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은 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 TV 방송사인 CNN이 지정한 “해시태그 나의 자유의 날”(#MyFreedomDay)이었다. CNN은 특히 13세 이상의 전 세계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언제 자유를 느끼십니까?”(What makes you feel free?)라는 질문을 던지고, 자유의 가치를 훼손하는 현대판 노예제를 근절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자사의 캠페인에 한 줄 대답으로 참여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한 네티즌들의 답변은 이날 CNN 채널의 화면 하단을 지나가며 실시간으로 소개되었다.
매년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에서 경제자유지수(Economic Freedom Index)를 발표한다. 여기에서 경제자유란 인간이 자기 자신의 노동과 자산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 지수는 경제와 관련된 12개의 지수로 구성되어 있고 경제자유도가 높을수록 점수가 높고 100점이 만점이다. 실증분석에 의하면 경제자유도가 높을수록 생산성과 경제성장률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자료에 의하면 186개국들 중 홍콩(90.2점)과 싱가포르(89.4점)의 경제자유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72.3점)은 29위이고
역사가인 카(E. H. Carr)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하였다. 그는 ‘우리의 미래는 과거에 대한 인식에서 만들어진다’는 견해에 근거하여 회의와 절망의 시대일수록 현재에 대한 자신의 이해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검토하여 제시하는 것이 역사가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하였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다. 우리 민족이 암흑 같은 식민통치에 절망하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외침을 한 지가 100년이 되었다. 그 당시 1700만 명에 대한 인구비율에 비추어 볼 때 3・1운
한 학기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교정에서 만나는 만추의 정취가 그윽하다. 올 한 해 맺은 열매를 뒤로 하고 또 다른 새로운 한 해의 열매를 맺기 위해 수목들은 자기를 비우는 지난한 과정이 한창이다. 교정의 낙엽은 그렇게 우리에게 깊고 아름답게, 그러나 신산하게 다가온다. 문득 영국의 시인 예이츠가 읊은 “우리가 어떻게 춤추는 사람과 춤을 구별할 수 있겠는가”라는 성찰적 시구를 떠올리게 된다. 깊어가는 가을 교정에 고고하게 서있는 나무들은 잎인가, 줄기인가, 꽃인가, 아니면 나무 자체인가? 수목의 존재를 존재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
최근 정부와 여당은 소위 가짜뉴스(Fake News)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입법적인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 언론계와 학계는 이러한 시도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논의는 가짜뉴스의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 폐해가 무엇인지, 그에 대한 사회적, 법적 대응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문제는 가짜뉴스가 무엇인지 논자에 따라 모두 상이하다는 점이다. 혹자는 허위사실의 표현을 말하기도 하고, 또는 혹세무민의 유언비어의 유포를 말하기도 한다. 또는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에 가짜뉴스의
다시 입시철이 찾아왔다. 매년 11월이 되면 대학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데, 금년에는 약 60만 명의 수험생이 11월 15일에 이 시험을 본다. 본교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이 치러야 하는 논술고사(서울캠퍼스), 적성고사(세종캠퍼스), 면접고사 등 여러 입학시험들도 10월초에서 11월말까지 실시되고 있다. 과거에는 미술계열의 실기고사도 있었으나, 우리 대학이 실기전형을 폐지하기로 결정하여 2012년 이후 미술 실기고사는 더 이상 실시되지 않고 있다.대학에서 입학전형은 새로운 구성원을 선발하는 중요한 절차이
2018년도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와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사이에 ‘청와대 정부’는 국회의 의사와 관계없이 남북한의 관계를 단독 처리함으로써 남북합의서 비준 절차의 정당성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9월 평양공동선언’과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비준한 것이 그것이다. 이로써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 없이 이를 비준한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법적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정부와 북한 당국간에 문서의 형식으로 체
2018년 10월 9일은 572주년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1446년 세종대왕이 우리 문자인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한 날을 기념하여 만든 날이다. 한글날에서의 ‘한글’은 우리 문자를 가리키는데, 이 말이 우리 문자의 이름으로 쓰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우리 문자는 ‘훈민정음, 정음, 언문, 반절, 국문’ 등으로 불리었다. ‘한글’이란 말을 누가 처음 사용하였는지에 대하여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한데, 1898년 이종일이 사용하였다는 주장, 1910년대 주시경이 사용하였다는 주장, 1910년대 최남선이 사용
지난 9월초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前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가 발표되었다. 본교는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어 향후 정부지원 하에 각종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마다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교육부 대학 평가와 관련하여 그 목적과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사람이나 기관을 평가하는 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우선 줄을 세우기 위한 평가가 있다. 평가자가 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자 하는 대상의 서열을 매기는 것이다. 이러한 서열이나 순서를 매기는 행위는 어떤 제한된 자원을 차등
최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미치는 대통령의 영향력이 대단히 크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되면서, 민주헌정체제의 근간이 되는 권력분립원칙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통령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이를 제한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개헌이다. 사실 현행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개헌의 움직임은 일찍이 있어왔다. 가장 최근의 시도로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을 들 수 있다. 이 개헌안이 현재 집권세력의 의중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재론될 수 있으므로 그 내용을 잘 알아
최근 일련의 BMW 화재사고는 자동차 소비자 안전과 이익에 대한 보호의 중요성을 새삼 부각시키고 있다. 작년 10월 「자동차관리법」의 개정으로 처음 도입된 자동차 교환‧환불제도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한국형 레몬법 입법(立法)으로 새로 구입한 자동차에 하자가 있을 경우 구매자가 제작사에게 교환 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및 그 권리 발생 요건을 법률로 규정되었고 교환 또는 환불 요구 관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교환‧환불 중재제도가 도입되었다. 자동차 교환·환불권이 법
최근 국민연금제도의 재정 지속가능성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법 제4조에 따라 5년마다 향후 70년간의 장기재정추계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제도발전방안을 마련한다. 이와 관련된 정부 위원회는 지난 8월 17일 열린 공청회를 통해 국민연금의 제4차 재정계산 결과 및 제도개선방향을 발표하였다. 동 발표에 따르면 5년 전 3차 재정계산과 비교하여 기금고갈 시점이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 앞당겨졌다. 이런 결과도 기금운용수익의 추계방식을 재정 상태에 우호적인 방식으로 변경하여 겨우 달성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현행 보험
1905년 폐지되기까지 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에서 과거 시험은 제국의 공공성을 상징하였다. 누구에게나 이론적으로는 열려 있고 공정성을 보장하는 세밀한 절차를 갖춘 대규모의 필기시험 결과를 기준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기회를 부여한다는 아이디어에 우리는 지금 매우 익숙하다. 그러나 전근대사회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관료를 선발한 곳은 중국, 한국, 베트남뿐이었다. 근대 이후 과거제는 동아시아의 낙후의 원인으로 온갖 비난을 받았지만, 이미 이에 대한 다양한 비판과 논쟁은 과거제의 역사만큼 축적되어 있었다. 몇 단어만 바꾸면 입시, 공무원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외곽에서 한 남자가 체포되었다. 평범한 가장이요, 성실한 회사원이었던 그의 이름은 아돌프 아이히만. 독일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가 경찰에 체포된 것도 모자라, 심지어 이스라엘로 압송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그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만한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에 깊이 관여한 전범이었다. 열차에 가스실을 설계하기도 하고, 그 열차를 이용해 유대인들을 아우슈비츠로 이송한 것이 바로 아이히만이었던 것이다.1961년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자 세계
수업시간에 동양의 옛 그림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동양화는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고 운을 떼면 하면 학생들은 금세 지루한 표정을 짓고 만다. 일단 현란한 색과 형태, 움직임까지 갖춘 이미지가 범람하는 요즘 시대에 흑백이 주조를 이루는 모노톤의 동양화는 보는 이에게 즉각적인 기호를 일으킬 만큼 충분히 자극적이지 않다. 게다가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무엇을 읽어내야 한다는 것, 또 그러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빠르게 지식을 습득해야하는 현대인의 생리와 맞지도 않을 터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주)케이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주)의 영업개시가 큰 화제였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에 이르러 비로소 영업을 개시하였으나, 해외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과 2008년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추진되었으나,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우려, 금융실명제상의 제약,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은행부실우려 등의 문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되었다가 2015년
미국에 있을 때 옆집에 살았던 한국인 가정이 있었다. 어린 아이가 둘이었는데, 아이들 엄마가 새벽 6시에 출근하고 나면 아빠가 아이들을 챙겨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보낸 뒤 출근하고, 엄마는 3시 퇴근길에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돌보고 아빠는 저녁때 퇴근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부부가 함께 직장생활, 육아, 가사업무를 척척 해 나가는 것을 보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한 제도인 유연근무제, 특히 선택적 근로시간제(flextime)의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1주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을 제한하는 내
눈부신 햇살과 미세먼지가 교차하는 봄이다. 벚꽃 축제보다 먼저 찾아오고 장미 축제보다 늦게 물러가는 미세먼지는 생동하는 봄기운을 짓누르고야 말겠다는 기세로 온 하늘을 장악한다.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은 인류에게 풍요를 안겨주는 듯 했지만, 그에 따른 환경 파괴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세계는 기술 발전을 더욱 가속함으로써 위기를 돌파해보려고 하는데,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눈부신 햇살보다는 미세먼지 자욱한 대기에 가깝다. 이렇게 우리는 봄을 잃어가는 것일까.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J. Rifkin)은
요즈음 안팎에서 들려오는 충격적인 소식들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변화로 이행하는 한 복판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명 우리는 지금 민족이나 계급이나 계층이 문제시되던 시대를 지나 젠더가 가장 중요한 담론으로 떠오르는 시대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학이 학문이나 지식전달을 매개로 한 공동체라는 사실만큼은 시대가 변해간다고 하더라도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의 학문이 사회가 구성한 담론의 영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시대를 예비하는 대학의, 대학의 구성원들이 새롭게
한국을 둘러싼 외부 통상환경이 심상치 않다. 특히 미국발 통상압력이 날이 갈수록 그 위세를 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8일 미국의 무역확대법 제232조에 따라 국가안보를 이유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제품 및 알루미늄제품에 각각 25%와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캐나다, 브라질에 이어 미국에 세 번째로 철강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이며, 대미 상품수지 흑자 순위에서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한국 등 12개국 철강제품에 대하여 53%의 추가 관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