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여왕의 교실’이라는, 교육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있었다. 원작이 일본드라마였기에 줄거리의 파격성에 비해 화제성은 낮았지만 경쟁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학교현장은 오늘날 교육과 스승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드라마 속에 등장한 산들초 6학년 3반 마여진 교사는 억압적이다. 매주 쪽지 시험을 보고 석차순으로 성적을 공개한다. 학생들의 개인 신상 정보를 폭로함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허상을 깨게 하고, 왕따를 당하는 학생에게 교실의 스파이 노릇을 시키는가 하면, 부당하게 오해를 받는 학생이 있어도 모르는 척한다. 학생들을 존중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기자의 장래희망은 다양했다. 초등학교 때는 타임머신을 만들겠단 포부를 가지고 과학자란 꿈을 가지게 됐고, 중학교에 들어서서는 홍콩 빌딩들의 모습에 감명을 받아 건축가라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글 쓰는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이 처음 든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평소에도 시간이 남을 때마다 영화를 보곤 했는데, 당시 라는 영화를 보게 됐다. 지적 장애인 포레스트 검프의 인생을 미국의 굵직한 사건들과 엮어 다룬다는 면에서 주인공의 삶을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함께 다루는 과 같은 영
홍대신문 제1275호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내용이 알찬 학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학보사에서 일 년 이상 꾸준히 기자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그 알찬 학보라는 것이 얼마나 만들기 번거로운 것인지 알 것이다. 알다시피, 학보사 기자들은 일반 기성 언론의 기자들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학생이다. 즉, 학생+기자이며 이것은 그들이 성취해야 할 과업의 양을 늘리며, 굉장히 피곤하고 변명하게 만든다. “시험이 있어서 취재를 다 하지 못했어요”, “학과 MT를 가야 해서 이번 마감이 늦을 것 같아요”라고 변명하게 되며, 이러한 변명은 상당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5월의 기념일들을 짚어보았다. 워낙 행사와 일정이 많은 5월이지만 그중에서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대표적이다. 이는 모든 국민의 기념일들인 한편 각 세대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가곤 한다. 대학생인 기자는 새삼스레 어린이날을 떠올려보았다. 오늘날의 어린이날과 약 10년 전의 어린이날. 이 기념일은 오늘날의 기자와 과거의 기자에게 다르게 다가왔다. 10년 전 기자는 어린이였지만, 더 이상은 아니기 때문이다.한편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은 기자에게 그대로 다가온다. 어버이날이 그대로
미국에 있을 때 옆집에 살았던 한국인 가정이 있었다. 어린 아이가 둘이었는데, 아이들 엄마가 새벽 6시에 출근하고 나면 아빠가 아이들을 챙겨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보낸 뒤 출근하고, 엄마는 3시 퇴근길에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돌보고 아빠는 저녁때 퇴근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부부가 함께 직장생활, 육아, 가사업무를 척척 해 나가는 것을 보고 유연근무제 특히 시차출퇴근제(flextime)의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OECD가 발표한 2060년 세계경제 장기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
학기의 중간을 지나고 있다. 학우들은 봄을 만끽하며 다가올 대동제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매주 쏟아지는 과제와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올 기말고사를 앞두고도 있다. 왜인지 조금은 불안하고 조급하다. 한 학기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일까. 앞으로 다가올 많은 것들에 대한 조급함일까.본지는 휴간을 마치고 다시 발간을 시작한다. 세간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로 여전히 시끄럽다. 본지는 본교의 부속기관으로서 스스로를 본교의 공식 언론기관이라고 자부하며 학내의 ‘여전한’ 사건, 사고들을 다룬다. 대학 사회를 한국 사회로 비유해보자면,
‘이번 역은 애오개역, 애오개역입니다.’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이 안내방송을 들은 적이 있는가? ‘애오개’는 ‘충정로’와 ‘공덕’ 사이에 있는 아현동의 지하철역이다. 지하철역의 이름은 참 다양한데, 보통 오랜 과거에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나 특정 지형지물을 본 따 지어진 후 지금까지 내려오는 이름이다. 그래서 지하철 노선도에는 평소에 흔히 볼 수 없는 순우리말을 찾는 재미가 상당하기도 하다. 그런데, ‘애오개’라는 이름은 따로 보면 참 낯설고 그 어원을 유추하기도 힘들다. 과연 애오개는 무슨 뜻일까?애오개는 서대문네거리에서 충정로삼거
“신문이 뭐야?” 복학 후 학교는 잘 다니고 있냐는 삼촌의 걱정에 대학 신문사 기자가 되었다고 대답하니, 옆에 앉아있던 여섯 살 된 사촌동생이 물었다. 사촌동생에게 뉴스는 아냐고 묻자, 뉴스는 안다고 대답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신문은 영어로 'newspaper'이다. 말 그대로 뉴스가 적혀 있는 종이가 신문이다. 당황한 기자에게 사촌동생이 집에서 신문을 보지 않아 모를 수도 있다고 삼촌이 말씀하셨다.기자의 꿈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PD였다. 지금은 그 범위가 넓어져서 언론인이 되고 싶다 생각하고 있지만, 여전히 방송국에
홍익대학교 내에는 홍대신문사, 교육방송국 HIBS, 교지편집위원회 와우, 영자신문 Tidings까지 총 네 개의 언론사가 있다. 모든 언론사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학우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필자는 본교 교지편집위원회에서 부편집장을 맡고 있기도 하지만, 홍대신문의 열혈 독자로서 매 호를 구독하고 있다. 특히 이번 1274호는 독자로서도 흥미롭게 읽었지만, 같은 언론인으로서 홍대신문 기자들의 열정과 노력에 더욱 주목하게 된 호였던 것 같다.신문을 집어들면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1면. 예로부터 신문 1면에 실리는 기사
“옛날 옛날, 팔공산 산자락에서 석씨 성을 가진 어여쁜 소녀가 태어났어요.”석씨 할머니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한때 새까만 머리칼을 하나로 가지런히 땋고 다녔던 석씨 소녀는 지금은 머리가 하얗게 새버린 82세의 호호 할머니가 되었다. 할머니가 된 지금도 틈만 나면 자신의 옛이야기를 조용히 풀어내는 그녀는 바로 기자의 외할머니이다. 어릴 적 할머니 손에 자랐던 기자는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그녀의 옛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도 얼마나 재밌었는지. 그때부터일까, 기자는 ‘언젠가 꼭 우리
가짜뉴스가 한 나라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고 심지어 대통령 선거의 다른 결과를 낳았다는 주장은 더 이상 음모론으로 치부하지 못하는 엄연한 현실이 되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리처드 군터(Richard Gunther) 교수와 비교 국립 선거 프로젝트(Comparative National Election Project) 팀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로 추측되는 세력이 확산시킨 가짜뉴스가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발휘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단절된 대중의 시각과 미디어의 편향성에 따라 사실관계가 불
“축하드립니다! 홍대신문 수습기자 추가모집에서 최종합격하셨습니다.” 친구들과 게임을 하던 도중 홍대신문에서 받은 문자의 첫문장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기자는 최근 ‘설렘’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무뎌졌다. 아무것도 모른 채 기대만 잔뜩 부풀어 있던 신입생 시절도 지나갔고,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군 생활도 마침내 끝이 났다.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성취감보다는 허탈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쓰디쓴 허탈함을 없애줄 해결책으로 기자는 홍대신문을 선택했다. 동아리에 들어가면 다시 놀기 시작할 게 뻔했
1273호 홍대신문을 펼치자 갱지 특유의 향이 필자를 감쌌다. 무척이나 친근하면서도 오랜만에 맡아보는 향이었다. 뉴미디어 시대의 도래와 함께, 활자 신문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회색 갱지에 찍힌 잉크를 읽기보다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 들어 액정 속에 담긴 정보를 접하는 데 익숙하다. 필자 또한 학교를 오가며 신문보다 편리한 핸드폰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정보를 알아가는 편이다. 평소 SNS를 통해 접하던 홍대신문이지만, 이번 1273호는 지면으로 읽으며 필자는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1면의 ‘핫
지난 3일(수) 2019학년도 1학기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진행됐다. 올해 진행된 학생회의 활동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만큼 53대 총학생회의 방향성이 엿보이는 자리였다.오후 7시에 시작된 회의는 11시가 지나서도 그 끝이 보이지 않다가, 결국 중도에 중단됐다. 장장 4시간을 소요했음에도 회의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의결 사항에 대해 여유를 가지고 심층적으로 논의할 만한 시간 또한 마땅치 않았다. 안건 인준 시에는 총학생회장의 회의 자료 설명과 몇 분의 질문 시간을 빠르게 마치고 바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우연히 친구의 권유를 받아 처음으로 홍대신문을 접했고 지난 1272호를 읽어보았다. 홍대신문은 학교 소식과 사회 이슈 등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었다. 이번 호 1면에 실린 융합전공제도에 관련된 기사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융합전공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학교 운영 차원에서의 문제점 및 그에 대한 개선방안 요구 등으로 구성되어 홍익대학교 재학생들이 읽기에 유익한 기사라 느꼈다. 다만, 다른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융합전공제도의 운영 여부를 조사한 것도 좋았지만 타 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융합전공제도의 운영 측면에서 수
2017년 9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뜨겁게 들끓었다. 2008년 아동 흉악범죄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조두순에 무기징역 판결을 내려달라는 청원의 추천 수가 61만여 명에 달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당시 민정수석 조국의 답변은 “현행법상 조두순 재심은 불가능하지만, 법무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는 것이었다.조두순의 출소일은 2020년 12월 13일(일)이다. 그는 출소 이후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하게 되며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에 5년간 신상이 공개된다. 출소 일자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국민들은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