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게 몸을 누르던 더위는 가시고 언제 그랬냐는 듯 쌀쌀한 공기와 함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 아무래도 가을 하면 ‘독서’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른다. 기자는 책이라는 매체를 접할 때면 언제나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느낀다. ‘지면 매체의 몰락’, 지겹다면 지겨울 이야기지만 절대 끊이지 않을 이야기이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기자는 요즘 이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책이 좋아서 이 전공에 지원한 기자는 어느덧 지면보다 화면을 더 많이 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또 화면 속 빠른 시각적 자극에만 익숙해져 더 이상 지면의 찬찬함을
요즘 글을 읽는 것이 조금 불편해졌다. 아니 불편해졌다기보다는 좀 부담스러워졌다. 어느 글을 보더라도 그 글의 구조나 문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습득해야 한다는 등의 부담감이 몸에 배어버렸다. 그리곤 ‘나는 지금 읽고 있는 이 글보다 더 멋있는 글을, 더 깊이 있는 글을, 좀 더 뭔가를 한 번에 꿰뚫는 글을 써야 한다’라는 등 괜한 긴장감을 막연히 느끼게 되었다. 글이란 것이, 그저 감상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대상이 아닌 ‘창조’해내야 하는 존재로 여겨지기 시작하고부터다.사실 나에게는 진작에 이 같은 부담감을 얹어주던 것이 따로 있다.
동기들이 S동 211호를 쓰는 것을 보면서 나는 언제쯤 쓰게 될까 생각했었는데 결국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기자는 2019년 발간된 홍대신문을 정독하면서 S동 211호는 선배 기자들과 기들이 신문사에 대한 진솔한 마음을 표현하는 코너라고 느꼈다. 그래서 기자도 홍대신문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쓰고자 한다. 올해 3월 2학년으로 올라가며 대학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의도치 않게 자아성찰을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대학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던 중 홍대신문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홍대신문 기자로 활동
최근 유튜브(Youtube)를 활용한 채널이 활성화되고, 초등학생의 1위 희망 직업이 유튜버(인터넷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을 지칭하는 말)가 될 정도로 유튜브 동영상은 우리 삶에 밀접한 존재가 되었다. 그 수많은 유튜브 콘텐츠 중, 최근 기자가 가장 흥미롭게 보고 있는 채널은 바로 유튜버가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브이로그(V-log)’이다. 학생, 대학생, 연예인, 직장인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자신의 일상을 카메라 영상 안에 담아 편집과정을 거쳐 유튜브에 올리는 브이로그 영상은 많은 사람의 인
2019년 5월 28일(화), 홍대신문의 1학기 마지막 신문이 출간되었다. 가장 먼저 한 학기 동안수고한 신문사의 기자들에 대한 감사와 칭찬으로 글을 시작하고 싶다. 그들은 신문 좌측 상단, 회색의 갱지와는 어색한 핑크빛 활자로 3줄만의 작별 인사만을 남긴 채 마지막 페이지까지 신문의 순기능에 충실했으며 깔끔하고 품위 있게 유종의 미를 거두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우선 1278호의 첫 헤드기사는 아쉬웠던 대동제의 후기였다. 지난 5월 15일(수)부터 17일(금)까지 진행되었던 대동제는 특히 신입생들에게 큰 기대를 품게 한 행사였다. 하
일제 강점기의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배상판결을 계기로 촉발된 한일 간의 갈등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일본 정부는 우리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1965년에 체결된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 협력에 관한 협정’(이하 “청구권협정”)에 위반되는데, 우리 정부가 이를 방관하거나 방조함으로써 조약 당사국으로서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은 우리에 대해서 무역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직접적인 핑계는 자기들이 수출한
학기 종간호를 발간한다. 봄과 함께 그 막을 열었던 올해 1학기는 잔잔하면서도 소란스러웠다. 해오름제부터 대동제까지 크고 작은 행사들을 지나왔고, 동시에 등록금심의위원회, 학교·학생대표자협의회,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등의 회의들이 진행돼 여러 논의들이 오가기도 했다.본지는 행사나 사건들뿐만 아니라 이 회의들 속 논의 안건들에 주목하며 논의 결과들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각 회의의 안건들은 매년 이어져 연속성을 가지기도 하고,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때론 침체되기도 한다. 한편 회의 방식은 매년 유사했다. 즉 논
필자는 친구의 권유로 홍대신문 1277호를 읽게 되었다. 신문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1면에서는 캠퍼스 내 조경 관리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조경 관리를 다루는 주제는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과 시기상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야외 휴게공간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는 학생은 불편을 주는 풀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진 않을 것이다. 이에 기사에서는 홍익대학교 양 캠퍼스 모두 조경 관리에 힘쓰고 있지만, 여건상 어려움이 있다고 서술한다.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지 못한 느낌이 든다. 구체적인 수목 작업
권력은 사람을 얼마나 악하게 만드는가. 이를 짐작하게 하는 무서운 실험이 하나 있다. 바로 ‘스탠퍼드 감옥 실험’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필립 조지 짐바르도(Philip George Zimbardo) 심리학 교수에 의해 진행된 이 실험은 단지 실험일뿐이지만 기자는 왠지 모르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스탠퍼드 감옥 실험은 교도관의 잔인성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일종의 역할극이다. 이 실험은 육체적, 정신적 장애가 없고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대학생 참가자 24명
기자는 홍대신문 서울 캠퍼스 기자 중 유일한 이과 수습기자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기자를 한다는 것은 뭔가 낯설다. 사실 기자 역시 글을 쓰는 일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재수를 끝내고 매일 책을 읽으며 글쓰기와 시사에 흥미를 느꼈고, 자연스럽게 뉴스에도 관심이 생겼다. 또한 그 무렵 스키장 패트롤을 하면서 주변 사물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기자란 글을 좋아하고 평소 주변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경험들이 기자를 홍대신문으로 향하게 했다.약 2달간의 수습기자 생활동안 기자는 다양한 경험을 했
TVN 드라마 에서 고졸, 그것도 검정고시 출신의 주인공 ‘장그래’는 자신은 다른 사람들과 ‘노력의 질과 양이 다르다’며 자신을 어필했다. 이 드라마의 명대사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노력의 질과 양이 다르다’는 말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노력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쓴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집중력을 발휘해서 열심히 몰두하는 것이 전제가 된다. 노력의 양은 시간과 비례한다. 장그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길게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노력의
매년 5월 셋째 월요일은 법정기념일인 성년의 날이다. 성년의 날은 그 해에 성년을 맞이한 청년들에게 성인이 되었음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날로서 1973년에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다. 역사상으로는 삼한시대 마한 또는 신라시대의 성년식에 관한 기록에서 그 유래를 찾기도 하나, 문헌상 확실히 나타난 바로는 고려 광종16년에 태자 주에게 어른의 평상복인 원복(元服)을 입혔다는 기록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민법과 청소년보호법 등의 법률은 만 19세 이상의 사람을 성년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만 19세 미만의 사람은 개별
친구의 권유로 타 대학 학보사인 홍대신문 1276호를 읽어보았다. 신문을 펼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가오는 축제에 대한 기사였다. 필자는 기사를 작성할 때 독자가 관심을 느낄 수 있는 제목을 선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연예인 싸이의 노래를 인용한 제목을 보고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축제 기사의 내용을 보면 단순히 축제가 시작됨을 예고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학우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세법’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어 기사의 깊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전반적인 학내 사안에 대한 기사를 보면 학우들
올해 3월부터 홍대신문사 기자 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왜 신문사에 지원했냐”였다. 그럴 만도 한 게, 남들이 보기에는 신문사 활동은 기자의 전공인 미술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기자 본인도 한 가지 이유가 아닌 여러 가지 생각들이 쌓여 지원하게 된 것이라 늘 답하기 모호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기자 본인은 ‘미술’이라는 하나의 분야로 정의되지 않는 다양한 면을 가진 사람이며,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또 기자가 전공하는 디자인에서 ‘언어’는 중요한 소통 매개체 중 하나이며 작품의 일부이기도
기자는 한국 사회에서 무언가를 ‘혼자’ 한다는 것은 타인의 수많은 시선을 감내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혼밥’, ‘혼술’ 등과 같이 혼자 하는 행위를 일컫는 단어들의 탄생도 어찌 보면 이러한 행위를 기존의 것과 분리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혼자 식사를 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에는 개인 혼자 밥을 먹을 수 있게 마련한 ‘혼석’도 많은 식당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중 TV 프로그램인 (MBC)와 같은 프로그램의 등장에서 알 수 있듯
우린 항상 절차나 형식에 먹히곤 한다. 절차는 공식적인 권한이나 권력을 부여하고 부여받기 위해 필요한 요소다. 그러나 그 절차가 적은 곳이 있다. 바로 매체 공간이다. 공적 의무를 이행하는 국가기관들보다 예술작품이나 미디어 등의 매체는 그 제작과 생산에 비교적 적은 동의를 필요로 한다. 곧 이들의 생산 절차는 비교적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그 덕분에 권한과 권리도 적다. 다수와 합의된 실무의 이행, 혹은 기능이나 절차에 대한 충족이 아닌 그저 판단이며 시각일 뿐이기 때문이다.예술이나 언론은 세상을 이끌어가기보단 그저 바라보고
기자는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동료 기자와 여야 4당(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를 두고 충돌한 사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대화는 동료 기자가 국회에서 벌어진 충돌과 관련된 제도에 관해 곧 기사를 써야 하는데, 해당 상황의 경과가 복잡하다며 기사 작성이 어려울 것 같다는 푸념이 주를 이뤘다. 당시 기자는 동료 기자에게 기성 언론 뉴스나 기사를 찾아보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러던 차에, 기자는 이번 에 국회에서의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된 기사를 쓰기로 하면서 동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