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학기의 다짐을 생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조금은 덥게 느껴지는 새벽에 이번 학기 마지막 달콤쌉싸름을 작성하고 있다. 이번 글은 편집국장의 논평이라기보단 수기에 좀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한 학기를 끝내는 만큼 이번 한 번쯤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 대신 기자 개인의 생각을 글로 풀어보고 싶었다. 둘 다 그다지 밝은 편이 아닌 건 마찬가지겠지만. 애니메이션 영화(2006)의 주인공 마코토는 친구 치아키가 미래로 돌아감에 따라 이별을 겪어야만 한다. 영화의 절정부, 노을이
신문을 읽어본 것이 몇 년 만이던가. 최근에는 TV나 유튜브(YouTube) 같은 매체를 통해서 사회의 소식과 이슈들을 접해온 것이 대부분인데, 『홍대신문』의 독자평을 부탁받고서는 오랜만에 종이로 된 신문을 펼쳤다. 신문의 서평이라니 막막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신문이라는 이미지 자체가 딱딱한 느낌을 준다고 느껴왔던 필자는 『홍대신문』을 읽기까지 많은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읽게 된 『홍대신문』은 기자들의 친절함과 세심함이 담겨있는 글들로 이뤄져 있어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2면에 나와 있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코로나바이러스와 인간은 공존을 택했다. 하지만 이 두 요소의 공존 이전에 수많은 분열이 사회를 휩쓸었다. 사회 내에 존재하고 있지만, 일원이 되지 못하는 ‘비가시적 빈민’들의 삶이 코로나19를 통해 드러났다. 그들은 이전까지 내가 볼 수 없었던, 보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상적 삶 속에서 끊임없이 주변화되는 존재다. 한국의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폐쇄 병동에서 발생한 점과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밖에 없던 청도병원 시설 낙후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사회로부터의 고립이라는 그들의 진짜 적과, 그들 ‘무리’가 맺는 관계의 성격을 생각
본교 동물보호 중앙동아리 멍냥부리에 관한 이야기를 회장 이은빈(신소재3) 학우에게 들어보았다. Q. 멍냥부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A. 멍냥부리는 캠퍼스 안에서 사람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지향하는 학생들이 모인 본교 사회분과 소속 동물보호 중앙동아리입니다. 지난 2017년 겨울, 공과대학 건물 앞 수풀 한 편에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새끼 고양이들이 추운 날을 버티지 못할까 염려한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 따뜻한 집을 만들어 줬고, 무사히 봄 하늘을 본 고양이들은 지금 ‘케냥이’라고 불리는 제1공학관(K동) 마스코트
본교 중앙동아리 ‘미사랑’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장 양종현(국어교육2) 학우를 만나보았다. Q. 본교 미술동아리 미사랑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A. 안녕하세요. 홍익대학교 유일 순수미술 중앙동아리 미사랑입니다. 미술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다른 학과의 선후배 및 동기와 교류할 수 있는 장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더라도 가입이 가능하며, 2023년 1학기 기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정기활동으로 전시회 관람 및 다양한 활동도 진행 중입니다. Q. 미술을 하려면
『홍대신문』을 읽고 서평을 적어달라는 부탁을 받아 꽤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평소에도 종종 문학을 읽고 짧게 독후감을 남기긴 하지만 신문을 읽고 생각을 정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마도 요즘 세대에게 종이 신문이란 고기를 굽기 전 식탁에 까는 일회용 테이블 매트 정도의 존재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꽤 많은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종이 신문을 읽어본 것은 벌써 몇 년 전 이야기다. 최근 접한 인터넷 신문의 기사들은 대부분 양산형으로 쏟아내는 단순한 사실 전달을 목적으로 한 기사였기 때문에 『홍대 신문』도 비슷할 거라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죽음은 피할 수 없으며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죽음을 자유와 해방이라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죽음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에 압도되곤 한다. 죽음에 대한 초연함보다는 생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인간의 본능과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랜 기간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죽는 순간 고통은 없는 것인지, 죽고 난 이후 우리의 존재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일본의 문학을 접하고 나서 더 심화됐다. 이유는 일본 문학에서 자살이 꽤 빈번하게 등
여름이 온다. 지난 5월 6일(토), 입하(立夏)가 지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 내리쬐는 뜨거운 열기는 그나마 남아있던 봄기운마저 모두 가셨음을 알리고 있다. 온도 변화에 알레르기가 있는 기자는 누군가 창문을 열어 바깥의 찬바람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귀신같이 재채기를 터트린다. 그런 기자에게 에어컨이 틀어져 추운 실내와 30℃를 넘나드는 실외가 공존하는 여름은 지옥과도 같은 계절이다. 비단 알레르기뿐만이 아니다. 한 해의 반 가까이가 어느새 지나가 버리고, 뜨거운 열기가 어깨를 짓누르는 여름은 기자가 여태껏 무엇 하나 이
이번 오피니언에서 기자는 ‘책임감’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한다. 책임감의 사전적 정의는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기자는 이전까지 책임감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관계 속에서의 책임감이 중요했던 경우가 별로 없었다. 그저 개인에게 주어진 것만 완료하면 되는, 가벼운 일들뿐이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된 기자는 처음으로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느꼈다. 조별 과제, 대인 관계 그리고 신문사 활동에서는 개인의 책임감이 강조됐다. 기자의 눈앞에 펼쳐진 상황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우리는 효율성과 창의성 둘 중 어느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살아가고 있을까? 효율성과 창의성을 사회적 측면과 예술적 측면에서 나누어볼 때, 이 둘은 서로 다른 맥락으로 설명되거나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아질 수 있다.먼저 사회적 측면에서 효율성과 창의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효율성은 생산적 가치를 추구하고 창의성은 독창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맥락의 가치를 추구한다. 경제적 가치를 생각해보았을 때, 사회적 측면에서의 효율성은 창의성보다 앞서 고려될 때가 빈번하다. 반면 예술적 측면에서의 효율성과 창의성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어린 시절 다들 한 번쯤 보석 반지 사탕을 손가락에 끼워봤을 것이다. 열기로 녹아버린 사탕이 침과 섞여 손가락에 다 들러붙어도, 모두가 꿈꾸는 비싼 다이아몬드 반지가 아닌 흔한 반지 모양 사탕이어도 마냥 즐겁기만 했던 초여름의 어느 날. 기자는 이상하게도 그 순간을 뇌리에서 지울 수 없다. 그날 무엇을 했는지, 누구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느껴졌던 것들은 눈을 감으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상한 것은 그 순간의 기자가 ‘난 이거면 충분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대체 어떤 점이 만족스러워서 그런 생각을
본교 전시분과 정동아리인 ‘숨은그림찾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장 전채원(자율2) 학우를 만나보았다. Q. 사진동아리 ‘숨은그림찾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A. 전시분과 정동아리인 숨은그림찾기는 1989년에 창립돼 사진에 대해 고찰하고, 필름 카메라, DSLR, 미러리스 등 여러 종류의 카메라에 대해 배우고 사진을 찍는 동아리입니다. 매 학기 전시를 진행해 부원들이 사진을 더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숨은그림찾기는 사진 촬영 뿐만 아니라 사진 교육 및 핸드폰 촬영 교육도 진행합니다. 또한 동아리 자체적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AI)을 무서운 도구로 바라보지만, AI는 이미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교육 분야에서도 그 예외는 아닙니다. OpenAI가 개발한 언어 모델, 'ChatGPT'는 교육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학습자들에게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교육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게 돕는 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교육자의 역할이란 무엇일까요? 전통적으로 교육자는 학습 내용을 전달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빅데이터 시대에 접어들며, 그 역할은
“새로울 것도 하나 없는 이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또 얼마나 지겨워져 가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너도 나를 사랑해달라고 말하면서도, 사랑이라는 게 뭔지 나는 종종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찾아봤지만, 오래된 것 중 확실한 건 없잖아. 그래서 나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 다른 말을 내 것들에게 내어주기로 했다. ‘너는 나의 문학이야.’라고, 그렇게 말하기로 했다.”싱어송라이터 박소은의 곡 의 도입부이다. 여느 때처럼 알고리즘에 의한 끝 모를 인터넷 유
누군가 세상일을 딱 두 가지로 분류하라고 한다면, 기자는 ‘내가 바꿀 수 있는 일’과 ‘바꿀 수 없는 일’로 나눌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분류 같지만, 이렇게 나눠 생각하는 게 무기력감을 없애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그 경험을 잊지 않기 위해 지면 한 편에 남겨두려 한다.기자는 부탁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이었다. 상대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태도, 거절당하기 싫은 마음, 그리고 상대도 나에게 무리한 부탁을 안 했으면 하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이
SF 소설『메이즈 러너』의 주인공 토마스, 뉴트, 민호를 비롯한 아이들은 기억을 잃은 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 속 ‘글레이드’에 갇힌다. 자신의 이름을 제외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그들은 자신들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며 살아가 보려 한다. 하지만 글레이드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미로에서 탈출한 그 이후인『스코치 트라이얼』과『데스 큐어』에서도 주인공들은 생존을 위해선, 친구를 구하기 위해선, 자신들의 기억을 지우고 미로에 감금하고 친구들을 죽인 ‘위키드’를
친구의 추천으로『홍대신문』제1325호에서 UI 디자이너 권선영을 인터뷰한 기사를 읽어보았다. 필자는 개발자를 꿈꾸고 있고, 게임 회사에 입사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해당 인터뷰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더욱 관심 있게 읽어봤다. 권선영 디자이너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 만화책 같은 것을 좋아해서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필자 또한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동질감을 느꼈다. 인터뷰를 통해, 게임 업계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권 디자이너는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영화 (2022)를 본 적 있는가? 이는 고교 농구를 그린 만화 원작의 영화로, 최근 불어온 농구 열풍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슬램덩크가 가져온 이 농구 열풍에 살짝 올라타, 우리가 꿈의 경기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선배, 우리도 체육대회 해요?” 고등학교 3년 내내 체육대회를 즐기지 못했던 04년생 새내기들에게 이번 체육대회는 그동안의 한을 풀 기회였다. 이름하여 산왕전, ‘산림대(산림환경대학)의 왕을 가르자!’. 그러나 들뜬 우리에게 돌아
본교 중앙 마술동아리 ‘MAGICS(매직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장 강완규(실내건축4) 학우를 만나보았다. Q. 중앙 마술동아리 MAGICS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A. MAGICS는 본교 유일 중앙 마술동아리로, 여러 활동을 통해 대학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공연분과 동아리입니다. 평소 어렵게 느껴지던 마술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다른 학과의 선후배와 교류하며 많은 친목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친목과 마술 둘 다 챙기는 마술동아리 매직스입니다. Q. 지난해 12월, 3년 만에 정기 공연을 진행하신 소감과 기억에 남
8부작 다큐 시리즈 (Ancient Apocalypse)에서 탐사 보도 기자인 그레이엄 행콕(Graham Hancock)은 약 1만 2000년 전 지구에 고도의 문명이 존재했다는 가설을 내세운다. 이것은 사학계에서 지금으로부터 6천 년 전(B.C.4000) 인류의 첫 문명이 등장했다고 결론 내린 정설과 큰 차이가 있다. 그레이엄은 마지막 빙하기의 끝자락에 대홍수가 발생하며 해수면이 120m 상승했고, 그 과정에서 대륙의 많은 부분이 가라앉고 생명체들이 쓸려나가면서 당시에 있던 문명도 같이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