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어렵다는 청소년기와 입시과정을 끝내고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새로운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것을 축하합니다. 그러나 입학의 기쁨도 잠시 미성년자로 보호받던 상황에서 성인이라는 이름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현실을 만났을 것입니다. 흔히 인생은 속도와 방향이라고 합니다. 20대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살고 싶은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은 인생의 방향은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속도만 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디어, SNS 등을 통해 접한 정보들을 토대로 좌충우돌 달리고만 있
신학기가 되어 실기수업이 시작되면 15주에 해당하는 커리큘럼과 준비물 그리고 평가 기준 등을 망라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그 가운데 가장 강조하는 것은 실기실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자발적 청결이다.주지하다시피 실기실 공간은 아무리 넓어도 부족하다. 그러나 한정된 공간을 나누어 사용해야만 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대학뿐 아니라 미술 실기를 하는 전 세계의 대학들이 안고 있는 고민 중 하나이다. 물론 학기 초에는 제작하는 작품의 양도 적어 그럭저럭 지나갈 수 있다. 학기 중간쯤 접어들면 실기실
최근 ‘반 토막 난 서울대 도서관 대출’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논설이 모 일간지에 실렸다. 내용인즉, 2020년부터 서울대학교 대학생이 1년 동안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 1인당 평균 4권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우려 섞인 기사는 전혀 새롭지 않다. 매년 4월 23일, 즉 유네스코 지정한 ‘세계 책의 날(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면 비슷한 기사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현상이 대학생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문화관광체육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전은 우리사회 곳곳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카페, 멀리플렉스, 식당에서 키오스크나 주문용 태블릿을 손 쉽게 볼 수 있고,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항에서 AI기계가 돌아다니며 고객들을 응대하는 것이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어린아이들도 스마트 폰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고 성인 못지않게 다양한 기능들을 편하게 이용하고 있는 요즘이다. 앞으로 또 어떤 기술이 발전되고 보편화 될지 기대가 된다. 이러한 빠른 기술력으로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반대로 여러 사회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포함하여 디자인 분야의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이 개인별로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른 많은 분야와 마찬가지로 디자인 역시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의 관점 혹은 의도에 따라 여러 가지 순기능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역기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디자인은 상품과 서비스가 매력적이게 보이도록 할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하는 실질적인 내용과 잘 부합되는 매력을 부각시키는데 이러한 능력이 사용된다면 이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려는 노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어왔다. 허상(虛想)과 진여(眞如)를 구별하고, 환영(Phantasma)과 실체(Substance)를 구별하려는 노력이 그것들이다. 미술에서는 ‘진본과 위작’ 같은 논란뿐만 아니라 ‘원본(Original)과 복사본(Copy, Reproduction)’의 문제도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는 중요한 논점이 된다. 루브르 미술관에 있는 단 한 개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진짜 작품은 복사본인 포스터, 달력, 잡지 등의 각종 인쇄물로 존재한다. 우리는 모두 이러한 인쇄물들이 가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발생하고 팬데믹 상황이 된지 만 2년이 넘었다. 이 기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의 문화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우리는 어느새 현실의 삶과 환경보다는 비대면, 인터넷, 디지털 세계에 더 익숙해지고 있다. 디지털 세계는 디지털 화폐(가상화폐, 암호화폐라고 불리기도 함), 메타버스, NFT 라는 용어와 함께 새로운 세계를 펼치고 있다. 메타버스는 그리스어의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의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지난 2019년 10월 28일 페이스북의 CEO 마크
2020년 봄 홍익대학교에 부임했다. 대학 졸업 후 15년 간의 긴 사회생활을 마무리하고 처음으로 대학 강단에 서는 나에게 지인들은 많은 축하와 더불어 부러움을 표했다. 부러움의 이유야 여러가지였지만, 젊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낭만 가득한 대학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의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그러나 주변의 기대와 달리 2020년의 대학은 내가 알고 있던 캠퍼스가 아니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대학의 상황은 마치 전시를 방불케 했다. 당시 치료제는 커녕, 백신이 언제 개발될 수 있을지조차 기약할
‘COVID-19 팬데믹’이란 무려 2년간의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전지구적 터널에서 벗어나 2022년 새봄맞이는 드디어 학생들과 교직원 동료들을 바라‘봄’에 대한 기대와 일상으로의 회복을 시작하는 출구에 서있다. 아직은 방심할 수 없는 단계적 완화와 새로운 긴장의 연속이지만, 다시 뜨겁게 캠퍼스의 낭만보존, 열정불변의 설렘이 새삼스럽고도 너무 반갑다.지난해 타는 목마름으로 오마주해 본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는 다름 아닌 ‘코로나그네’였다. - ‘한강나루 건너서 홍대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세상은 텅 비었고
인지과학에서 안도감이란 인지 부하가 거의 걸리지 않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두뇌의 신경 회로망은 정보처리 과정에서 지름길로만 가도록 내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에 근거해 인지심리학자들은 정보를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려는 두뇌의 기제를 의미하는 ‘인지 경제성’이라든지, 인지는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기능한다는 취지를 가진 ‘인지 구두쇠’라는 용어를 학계 안팎으로 유통시켜왔다. 인지 철학자들은 인지과학자들과 인지심리학자들의 견해에 호응해 인지 작용을 지연시키거나 일시 중단시킴으로써 정보처
10월 24일은 1945년 UN 헌장이 발효된 날로서 ‘유엔의 날(UN Day)’이다. UN(United Nations)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 국제연맹의 정신을 계승하여 창설된 국제기구이다. UN의 주요 목적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고 국가 간의 우호 관계를 증진하며, 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고 인권 보호를 증진하기 위한 국제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난을 극복하고 지구를 보호하며 모두의 번영을 추구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코로나(COVID-19) 시대에 접어든 지도 벌써 시간이 꽤 흘렀다. 그동안 우리의 평범했던 일상은 사회 각계를 막론하고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언젠가는 곧 이 대유행의 상황이 종식될 거라던 희망도 여러 차례 좌절을 맞았고, 도무지 스스로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이 바이러스는 인류가 구축해 온 사회의 구조와 체계를 훌쩍 뛰어넘었다. 세계적인 범유행 상황임을 알리는 팬데믹(Pandemic)이 선포되었고 끊임없는 변이종의 재생산으로 이제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라는 개념까지 등장하며, 모두를 불안
2018 KIDP(한국디자인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는 2013년 89조 원에서 2017년 117.4조 원으로 커졌다. 산업디자인 출원도 중국 다음으로 두 번째이며, 디자인 고용인 1인당 매출액 또한 약 10만 달러로 세계 6위에 있다. 또한, 디자이너의 사고방식인 디자인씽킹은 사회나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wicked problem)’를 해결하며 혁신을 주도하여 만들고 있으며, 이러한 디자인 중심 혁신은 전통적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서비스, 정책, 조직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020년 1월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에 이례적 사건과 진기록, 신기록 등이 속출했다. 여기저기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현상이 불가피하게 일어났다. 어떤 것은 초고속으로, 초단기적으로, 또한 어떤 시그널은 최소 2년째, 그리고 어떤 이슈는 앞으로 몇 년을 넘어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주변과 함께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런 것들이 무엇일까? 그 다가올 미래의 시간- 불가피한 불확실
6년 전 가톨릭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종(敎宗)은 지구를 ‘우리 공동의 집(Our Common Home)’이라 칭하며 이 지구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생태 위기의 심각성을 촉구하였다. 우리 인간들의 무절제, 사욕, 무책임, 훼손, 대립 등으로 자연과 생태는 파괴되었으며 부익부 빈익빈은 더 심화되어 가난에 신음하는 사람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형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서 지금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또한 삶의 작은 부분에서 어떤 실천을 해 나갈 수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코로나 상황이
지난 몇 달 동안 국내외 미술계의 최대 관심은 삼성의 ‘이건희 컬렉션’에 집중되어 왔다. 故 이건희 회장의 개인 컬렉션은 삼성문화재단 산하의 삼성미술관 리움이나 호암미술관과 상관없이 그가 평생 수집했던 순수 개인 소장 작품들을 의미한다. 작년 12월 삼성이 미술작품 감정을 의뢰하면서‘이건희 컬렉션’은 외부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개인 컬렉션으로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양을 자랑하며 한국 전통미술, 근현대미술, 서양 근현대미술이 다양하게 수집되어 있다. 인상주의자 모네와 르누아르, 후기 인상주의자 고갱을 시작으
말을 주고 받을 때에는 음성이 가 닿을 수 있는 공간적 거리 안에서, 동시간대를 공유하여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 거리가 너무 멀어지거나 시간대를 공유하지 못한다면, 언어에 의한 의사소통은 전혀 불가능하게 된다. 음성 언어만 있던 시기에 인류의 지식은 구전의 형태로 전해졌다. 인간의 기억력은 경이롭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어, 인류 지식은 더디게 축적되었다. 또한 한정적 거리에서만 가능했던 언어 커뮤니케이션은 축적된 지식의 공유를 제약했다. 이러한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 문자의 등장과 인쇄술의 발명은 문명의 비
전 세계의 경제 성장이 멈춘 지 10여 년이 되었다.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등으로 대표되는 뉴노멀이 진정 현실로 이루어진 느낌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미국의 양적 완화를 통해 가까스로 극복할 때까지만 해도 정말 인류가 더 이상 가파른 경제성장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8-2009년 금융 위기, 2010-2011년 그리스발 유럽 경제 위기, 2013년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 2014년 러시아 외환위기와 양적 완화 중단으로 인한 신흥국 유동성 위기, 2015년 중국 증시 버블 붕
한국의 실업률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2018년부터 상승세가 다소 완화되었다. 그러나 2020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확산과 이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경제 전반에 걸쳐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연령대에서 실업이 광범위하게 발생하여 실업률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을 바탕으로 판단할 때, 백신 접종 및 치료제 개발 등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이 일부 완화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고용침체가 단기간에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
우리는 현실에서 수많은 경제적 의사결정을 내리며 살고 있다. 그런데 매순간 의사결정이 가져오는 결과는 사실 확정되어 있지 않고 불확실하다. 즉, 우리는 현재의 의사결정이 미래의 불확실한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을 내린다. 사람들의 불확실한 결과에 대한 태도, 경제학용어로는 위험에 대한 태도는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 선택은 서로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우리는 불확실성 또는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위험을 분담하고 분산하고 다각화하고 관련정보를 수집한다. 위험은 적정하게 측정되면 거래를 통해